베를린 앙상블, 그로토스프키, 피핑톰… 이름만 들어도 두근두근, ‘공연족’들 잠 못들겠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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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째 맞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10월 2∼31일 열려

창단 66년 만에 국내 첫 내한공연을 갖는 독일 베를린 앙상블의 ‘셰익스피어 소네트’. 베를린 앙상블은 서사극의 창시자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1949년 창단한 극단으로 유명하다. SPAF 제공
창단 66년 만에 국내 첫 내한공연을 갖는 독일 베를린 앙상블의 ‘셰익스피어 소네트’. 베를린 앙상블은 서사극의 창시자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1949년 창단한 극단으로 유명하다. SPAF 제공
연극, 무용을 사랑하는 공연족이 매년 가을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가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공연 축제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SPAF는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수준 높은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2만∼7만 원)으로 만날 수 있어 해마다 티켓 예매 전쟁이 벌어진다.

다음 달 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 예술극장 등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에선 7개국 21개 단체가 22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도 신선한 발상과 세계 공연 흐름을 짚을 수 있는 작품이 많다.

세계적인 플라멩코 스타 로시오 몰리나의 ‘보스케 아르도라’. SPAF 제공
세계적인 플라멩코 스타 로시오 몰리나의 ‘보스케 아르도라’. SPAF 제공
○ 국내 첫 내한 공연에 관심

올해 SPAF의 최대 관심작은 독일 베를린 앙상블의 이미지극 ‘셰익스피어 소네트’이다. 베를린 앙상블은 서사극의 창시자인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1949년 창단한 극단으로 유명하다. 창단 66년 만에 처음 내한하는 베를린 앙상블의 공연은 10월 15∼17일 3회 공연한다. 이번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14행시) 154편 중 25편을 뽑아 무대화했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셰익스피어 등 15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남자 역은 여배우가, 여자 역은 남자배우가 맡는 것이 특징이다. 노장 배우들의 투혼도 눈길을 끈다. 셰익스피어 역에는 79세의 앙겔라 슈미트가, 엘리자베스 여왕1·2세 역에는 83세의 위르겐 홀츠가 열연한다. 임수연 SPAF 연극 PD는 “홀츠는 무대 밖에선 부축을 받고 걷는데 무대에만 서면 어디서 힘이 나는지 혼자 잘 움직여 다들 신기해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음악은 영화 ‘물랑루즈’ ‘슈렉’ ‘아이 엠 샘’의 음악감독 루퍼스 웨인라이트가 작곡했다.

‘가난한 연극’ 이론으로 유명한 폴란드 예지 그로토스프키-토머스 리처즈 워크센터의 ‘리빙룸’도 국내 초연작이다. 서울 종로구 평창32길 토탈미술관을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이 작품은 미술관에 들어선 관객을 한 명의 손님으로 환대하며 공연에 참여시킨다. 배우와 관객이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한다. 10월 22∼24일 3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군대에서 자살한 아들을 20년 넘도록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지 못하는 모성을 잔잔하게 그려낸 연극 ‘상주 국수집’. SPAF 제공
군대에서 자살한 아들을 20년 넘도록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지 못하는 모성을 잔잔하게 그려낸 연극 ‘상주 국수집’. SPAF 제공
국내 초청작에는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예효승의 2013년 작품 ‘N(own)ow’, 한국 무용수 이정윤이 지난해 선보인 ‘판’의 업그레이드 버전 ‘판-푸시/풀’, 극단 서울공장의 연극 ‘햄릿_아바타’, 극단 동의 ‘상주국수집’ 등이 있다.

○ 다채로운 무용 작품

올해 SPAF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예년에 비해 연극 작품이 줄면서 무용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8년 연속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메인 프로그램 초청 안무가로 활동한 크리스티앙 리조의 작품은 ‘사키난’과 ‘실화에 따르면’ 등 2개나 공연된다. 리조는 14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남자 민속춤 공연을 보고 감명을 받아 ‘실화에 따르면’을 만들었다”며 “‘사키난’의 부제는 ‘당신이 눈을 보호하면 할수록 더욱 다칠 것이다’로 가장 아끼는 것에 대한 집착을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PAF의 개막작인 벨기에 현대무용단 피핑톰의 ‘아 루에’. SPAF 제공
SPAF의 개막작인 벨기에 현대무용단 피핑톰의 ‘아 루에’. SPAF 제공
개막작인 ‘아 루에’도 관심작이다. ‘현대무용의 성지’라고 불리는 벨기에의 대표 무용단인 ‘피핑톰’의 작품이다. 피핑톰은 댄싱9 시즌2에 출연했던 김설진이 소속된 무용단이다. 다음 달 2, 3일 2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세계적인 플라멩코 스타 로시오 몰리나의 ‘보스케 아르도라’(10월 23, 24일)를 비롯해 발레리나 김주원, 현대무용가 차진엽, 한국무용가 장윤나 등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상당수 공연이 매진에 가까워 빨리 서둘러야 하고 취소 표도 노려볼 만하다. 02-3668-0082, 공연 예매 www.spaf.or.kr www.koreapac.kr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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