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잠든女 성추행’ 범인 2년만에 체포, 영상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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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3월 24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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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2012년 10월 미국 뉴욕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잠든 여성 승객의 신체 일부를 노골적으로 만지다 달아난 성추행범이 2년여 만에 체포됐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2012년 10월 20일 새벽 4시경 뉴욕시 지하철 4호선 전동차 안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의 용의자가 19일 체포됐다고 뉴욕경찰국(NYPD)이 밝혔다.

당시 사건은 같은 전동차에 탑승한 남성 승객 자심 스마일리(Jasheem Smiley)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돼 전 세계에 공개됐는데, 체포된 용의자는 이 영상을 본 뒤 범행을 시인했다.

뉴욕경찰국은 체포된 용의자의 신원이 뉴욕 주(州) 퀸즈에 거주하는 43세 카를로스 슈바(Carlos Chuva)라고 밝히면서, 용의자가 사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본 뒤 “내가 맞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하고 체포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약 18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슈바가 전동차 좌석에서 잠이 든 피해 여성 엘리사 로페스(Elisa Lopez)의 신체 일부를 노골적으로 더듬는 장면이 담겨 있다. 슈바는 다른 승객들이 뻔히 지켜보는 가운데 잠이 든 로페스의 미니스커트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허벅다리를 거침없이 만지고 있다.

로페스는 성추행범이 허벅다리를 더듬다 못해 얼굴을 잡고 키스까지 하려하자 잠에서 깨어났다. 깜짝 놀란 그는 성추행범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뒤 전동차에서 내렸다.

피해자인 로페스는 사건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다 지난해 12월에서야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사건 후 2년 넘게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으며 지하철도 이용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자살 충동까지 느끼고 나서야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는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TV방송 픽스11(Pix11)에 따르면, 로페스는 오래 기다려온 성추행범 체포 소식을 듣고“이제 서야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 사건은 당시 또 다른 논란도 야기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동영상을 촬영한 자심 스마일리에 대해 ‘성추행을 목격하고도 이를 말리지 않고 촬영만 했다’고 비난을 쏟아낸 것.

이에 스마일리는 “당시 전동차 안에 다른 10명이 있었지만 그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은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성추행범을 말리려고도 했고, 피해 여성을 깨우려고 계속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성추행범이 칼이나 총 등을 소지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었다면서 “신은 내가 최선을 다한 걸 알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추행범이 전동차에서 내린 후 승무원에게 이를 알리고 촬영한 영상을 증거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주목을 받은 후에야 경찰이 관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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