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cm 이종현 “더 커서 돌아올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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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농구아카데미 3주 자비 연수… ‘대잔치’ 불참에도 고려대 허락

“리투아니아의 센터 요나스 발란치우나스(211cm·토론토)하고 맞붙었는데 큰 선수가 어찌나 빠른지 탈탈 털린 것 같았어요. 그때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멘붕(멘탈 붕괴)이 왔죠.”

대학농구 최고의 스타이자 한국농구 차세대 센터인 고려대 이종현(20·206cm·사진)은 올 8월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에서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농구 월드컵과 인천 아시아경기를 대비하면서 유재학 대표팀 감독(모비스 감독)에게 수없이 호된 질책을 받기도 했지만 기가 꺾이지 않았던 이종현이었다.

농구 월드컵 예선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6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수비에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졌다. 하지만 비슷한 신장의 각 팀 센터들 앞에서 림을 향해 자신 있게 공격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 대표팀 슈터 조성민(KT)은 “늘 자신감이 넘치던 종현이가 농구 월드컵에서 상대팀 센터들과 붙어 보고 숙소로 돌아오면 말없이 라면만 찾았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내심 충격이 컸다.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따낸 이종현은 한 차원 높은 도약을 준비하기로 했다. 27일 열리는 농구대잔치에 불참하는 대신 사비를 털어 미국 오리건 주 미국농구아카데미(USBA)에서 3주간 연수를 받기 위해 29일 출국할 예정이다. 미국농구아카데미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카림 압둘 자바, 샤킬 오닐, 야오밍 등 최고 센터 출신들이 리그를 준비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았던 곳이다. 이종현은 하루 4시간 전담 코치 2명과 개인 훈련을 할 예정이다.

이종현은 기동력이 좋고 리바운드와 블록슛 센스가 뛰어나지만 골밑 공격에 대한 기술 보강이 절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표팀 선배 센터로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LG 김종규(23·206cm)의 성장세도 이종현에게 자극제가 됐다. 대학 경기를 통해서는 기량 발전이 쉽지 않다고 본 고려대 코칭스태프도 미국행을 기꺼이 허락했다.

이종현은 “일대일의 강자가 되기 위해 많은 걸 배워 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미국 농구#이종현#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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