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KTX-산천 고장 손실 보상하라”… 현대로템 상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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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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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제작된 ‘KTX-산천’ 열차에 잦은 결함이 발생하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9일 제작사인 현대로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열차 결함을 이유로 코레일이 제작사에 피해 구상권(求償權)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은 2004년 KTX 개통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반복되는 고장으로 ‘국민적 불신’을 받게 된 KTX가 소송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 고속철 도입 후 첫 소송

2008년 11월 생산을 시작한 KTX-산천은 시험운행 기간을 거쳐 지난해 3월 정식으로 노선에 배치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KTX-산천은 지난해 3월 운행 시작 후 현재까지 제어안전(14건), 견인장치(14건), 공기제동 시스템(13건), 보조 장치(7건) 등에서 총 53건의 결함이 발생했다. 열흘에 한 번꼴로 고장이 난 것이다. 특히 열차를 멈추게 하는 제어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지난달 발생한 중국 고속철 사고도 제어시스템 문제에서 비롯됐다.

코레일은 KTX-산천 열차가 고장으로 매번 20분 이상 지연 운행된 게 38건이며, 요금 반환으로 2억8000만 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지 실추도 컸다는 것.

하지만 코레일은 현대로템이 이 손실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38건 중 32건(2억6353만 원)에 대해 우선 납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현대로템은 488만 원(2건)만 납부했다”고 밝혔다.

○ ‘기계 결함’ vs ‘관리 부실’

소송이 제기되면서 KTX 사고의 원인이 기계 결함 탓인지, 관리 부실 때문인지에 대한 책임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KTX-산천의 고장 건수가 2004년 도입된 프랑스 알스톰사의 KTX-1보다 많았다. KTX-1은 2007년 28건, 2008년 27건, 2009년 23건, 2010년 25건, 올해 16건으로 5년간 평균 23.8건의 고장을 일으켰다.

건수로는 지난해 28건, 올해 25건의 고장을 일으킨 KTX-산천과 비슷했지만 KTX-1의 객차수가 4.8배나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KTX-산천의 고장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이 코레일 측 주장이다. 실제 총 46대인 KTX-1은 20량의 객차를 연결해 운행한다. KTX-산천은 10량의 객차를 연결해 모두 19대가 운행 중이다. 총 객차수는 KTX-산천이 190량, KTX-1이 920량이다. 객차당 고장률로 계산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KTX-산천이 14.7%로, KTX-1의 2.71%의 5.4배나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대로템 측은 “일부 결함은 인정하지만 정비, 보수에서도 고장이 생겼을 가능성도 짚어봐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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