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승용차 건널목서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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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 운전자 1명 사망… 차단기 멀쩡해 사고원인 논란

최근 잇단 고장으로 논란이 된 KTX가 이번에는 승용차와 부딪혀 사망사고를 냈다. 31일 코레일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8시 13분 충남 연기군 전의면 청남건널목에서 부산 방향으로 운행하던 KTX 607호 열차가 건널목을 건너던 제네시스 승용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노모 씨(48·여)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시속 150km로 달리고 있던 KTX 열차는 사고 지점 150m 앞에서 급정거를 시도했지만 사고 지점을 400m 더 지나서야 겨우 정차했다.

코레일 측은 “차량 운전자가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지기 직전에 차량을 몰고 철로 안쪽으로 들어갔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진입한 차량이 왜 반대편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는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해당 구간 선로 폭은 약 20m.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진 후 열차가 지나가기까지는 10초가 넘는 여유시간이 있어 아슬아슬하게 차단기 안으로 들어왔다 해도 충분히 지나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차단기가 전혀 훼손되지 않았고 사고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운전자가 무리하게 건널목에 진입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자살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경찰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경찰은 “D(진행)로 진행하다 사고를 당하면서 기어를 건드려 N(중립)쪽으로 밀린 것 같다”며 “자살을 시도했다면 기어가 P(주차)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씨 유품에서는 유서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노 씨가 건널목으로 진입했다가 건널목 반대편에 이르러 차단기가 내려오자 당황해 신속하게 차량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열차 기관사가 건널목에 장애물이 있을 때 1km 앞에서 통보해 주는 신호기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연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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