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38>今王이 田獵於此어시든 百姓이 聞王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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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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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이어서 여기서도 맹자는 제나라 왕에게 대중과 즐거움을 함께 누리지 않고 즐거움을 홀로 누린다면 그 폐해가 어떠할지에 대해서 말했다. 곧, 앞에서는 왕이 홀로 음악을 즐기고 백성들과 함께하지 않을 경우를 말했고, 여기서는 왕이 홀로 사냥을 즐기고 백성들과 함께하지 않을 경우를 말했다. 앞서는 즉, ‘百姓이 聞王의 鍾鼓之聲과 管약之音하고’라 한 데 비하여 여기서는 ‘百姓이 聞王의 車馬之音하며 見羽모之美하고’라고 했다. 앞서는 聞의 목적어를 두 개의 구절로 나열했으나, 여기서는 聞의 목적어로 ‘王車馬之音’을 두고 見의 목적어로 ‘羽모之美’를 두었으니, 見羽모之美는 ‘見王羽모之美’를 줄인 표현이다.

羽모는 여러 깃발을 말하는데 모는 특히 들소꼬리로 만든 깃발을 뜻한다. 앞서도 나왔듯이 擧는 ‘모두’이다. 疾首는 머리를 앓음이고 蹙알은 이마를 찌푸림이다. 吾王之好田獵은 ‘우리 왕이 사냥을 좋아함이 지독하기도 하다’는 뜻이다. 이때의 田은 사냥할 전(전)과 같다. 夫何使我至於此極也는 ‘어찌 우리로 하여금 이러한 곤궁의 극한에 이르게 만드는가’라는 뜻으로, 夫는 발어사이다. 此極은 아래에 나오는 父子不相見과 兄弟妻子離散의 상황을 가리킨다.

맹자는 사냥의 예를 들어 백성과 즐거움을 같이하지 않는다면 백성들이 결국 곤궁한 상태에서 부자나 형제처자가 서로 이별하는 상태에 이른다고 말했다. 대중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하기 위한 것이 정치의 목표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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