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중국 택시기사들이 예측하는 12일 한국-그리스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8일 1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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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한국-그리스의 경기.

승자는 누가 될까. 내로라하는 국내외 축구 전문가들이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필자는 중국 택시기사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난데없이 중국의 택시기사들이라니? 이유인 즉 이들이야말로 전문가 뺨칠 정도로 축구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평소 유럽 프로축구 경기 등을 대상으로 돈을 걸고 도박을 많이 한다. 이에 따라 각국 대표 선수는 물론 유럽 프로축구 팀에서 뛰는 선수들 이름을 줄줄이 외고, 각 팀의 세부적인 동향까지 잘 파악하고 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기간 중에도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축구 도박이 성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말 불법 도박과 관련된 프로축구 승부조작이 도화선이 돼 공안 당국이 6개월 여간 집중적인 단속을 하고 있지만, 월드컵이 시작되면 다시 불법 축구도박이 기세를 떨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법화되어 있는 중국의 스포츠복권 규모는 40억 달러(약 4조 8000억 원)이지만 불법도박 액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통 중국에서는 일반인들은 100위안(1만 8000원)~500위안(약 9만 원) 정도를, 부유층이나 전문 도박꾼들은 몇 천만 위안(수십억 원)을 도박에 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집계로 중국인들이 연간 해외로 지출하는 도박 자금만 6000억 위안(약 108조 원)이라고 하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중국 외에 태국도 만만찮다. 태국 경찰은 최근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과도한 도박 열기를 차단하기 위해 24시간 감시 체제를 갖추는 등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경찰은 월드컵 경기를 놓고 내기를 하다 적발될 경우 징역형 등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나 도박꾼들이 약 370억 바트(약 1조3600억원) 규모의 돈을 월드컵 경기에 베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박을 즐기는 태국인들 중에는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의 카지노를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태국 경찰은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당시 도박 혐의로 1000여 명을 체포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특별 단속 팀을 구성했다. 말레이시아의 불법 스포츠 도박 규모는 200억 링깃(약 7조4000억 원)에 이르는 데 월드컵 기간 중 불법 도박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해 불법 스포츠 도박과 자금 세탁을 일삼은 일당 6명이 경찰에 적발됐는데 당시 판돈만 5300만 홍콩 달러(약 83억 원)이었다.

그렇다면 도박사들은 한국 대 그리스전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세계의 유명 베팅업체 중 월드컵 전문 베팅 사이트 '베트온 월드컵 2010'이 유일하게 한국이 아르헨티나와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점쳐 한국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이번만큼은 '베트온 월드컵'의 예측에 따라 베팅을 한 사람들이 많은 돈을 손에 거머쥐기를 바랄 뿐이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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