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의원총사퇴 열흘만에 “없던일로”

입력 2004-03-22 18:48수정 2009-10-10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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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22일 국회에서 의원직 사퇴 번복을 결정하고 사과문 발표에 앞서 큰절을 하고 있다. -김경제기자
열린우리당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항의의 표시로 내걸었던 46명 의원직 사퇴 방침을 22일 번복키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여전히 의원직 사퇴를 주장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최종 당론을 정하기 위해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는 사퇴 불가파와 기득권 포기파로 나뉘었다. 회의장 밖에까지 때때로 고성이 흘러나왔다.

지도부는 “의원직 사퇴시 총선에서 3번을 포기해야 한다. 5, 6번으로 밀리면 문제가 있다. 야당의 총선 연기 기도를 막기 위해서도 의석이 필요하다”며 사퇴 불가론을 폈다.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먼저 “대통령이 유고 상태인데 우리가 국회를 비우면 야당이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신기남(辛基南) 의원도 “사퇴 약속을 철회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백하자”고 사퇴불가론을 폈고, 이부영(李富榮)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전략 전술을 집행할 무기가 없다. 감정적 처신은 안 된다”고 거들었다.

반면 이해찬(李海瓚) 장영달(張永達) 의원 등 재야 출신 의원들은 사퇴를 하지 않는다면 세비 반납이라도 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원기(金元基) 김태홍(金泰弘) 의원도 “국고지원금 등 최소한의 기득권을 포기해야 사퇴 철회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해지자 의장 비서실장인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국고 보조금을 안 받겠다는 것은 정치적 쇼로 비칠 수도 있으므로 지도부만이라도 사퇴를 고려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사퇴 철회에 따른 추가 조치 등을 논의하려 했으나 방법론이 엇갈려 소속 의원 일동 명의로 A4용지 크기 1장 분량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열린우리당의 의원직 사퇴 철회 소식이 알려지자 야당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맹비난을 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배용수(裵庸壽) 수석부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이 구차한 이유를 대며 사퇴를 번복했다”며 “보조금 54억4000만원이 아깝다고 솔직히 고백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수석부대변인도 “입만 갖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사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대표적 사례이자 무책임의 극치”라고 공격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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