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비룡전설

  • 입력 2001년 7월 16일 08시 26분


‘비룡전설’(학산문화사)은 독특한 순정만화다.

여성 작가가 그린 만화지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설정과 용이 되려는 이무기의 구슬이 없어져 4명의 젊은이들이 찾아나선다는 스토리 구성도 보기 드물고 흥미롭다.

때는 조선 숙종 17년. 봉래산 자락 구룡연에 사는 이무기는 1000년 수행 끝에 드디어 용이 돼 승천할 날을 맞이했지만 승천을 위해 필요한 신주가 없어진다. 이무기가 승천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한 서해 용왕 등 신들은 지상의 도인 미흡에게 하늘 문이 다시 열리는 1000일 이내에 신주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미흡은 제자 4명을 불러 신주를 찾으려 한다. 양가집 규수지만 검술에 일가견이 있는 유화 낭자, 도술에 관심이 많은 행가 도령, 인간의 칠정오욕을 느끼지 못하는 승려 혜화, 활쏘기 등 사냥에 일가견이 있는 야무 등 4명의 제자는 서로 핑계를 대며 신주를 찾는데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각각 피치못할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결국 신주 찾기에 동참한다.

작가 전수현씨는 “앞으로 이들 4명이 팔도강산을 돌아다니며 겪는 모험담을 전통적인 해학을 섞어 판타지 형식으로 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코믹적인 분위기가 감돌지만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가 치밀하고 재치있는 대사가 많아 그림 전개가 어색하지 않다.

4년여에 걸친 오랜 자료조사로 복식이나 가옥 등 배경은 조선시대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지만 캐릭터는 너무 현대적이어서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게 흠이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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