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매거진]미성년장애인 성폭력 처벌에 대해

입력 2001-02-07 11:04수정 2009-09-2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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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지방검찰청은 정신지체장애청소년인 모초등학교 3학년 전00(여·9세), 5학년 전00(여·11세)자매를 대상으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하모씨 등 3명의 피의자를 적발하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구속기소하는 등 연이은 장애인 성폭력이 또 한번 장애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여성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범죄는 작년 1월 강릉의 K양 사건이후 피해신고가 줄을 이었고 실제로 언론보도를 바라보는 시민들도 그 심각성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성폭력범죄는 정신지체장애인 중 특히 미성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범죄의 극악성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정신지체장애인에게 있어 미성년·성년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으나 검찰에서 피해자들이 미성년임에 착안하여 청소년성보호법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피해자인 전00 자매는 현재 초등3학년, 5학년에 재학중이며 부모 모두 정신지체장애인으로 생계가 어려운 가정환경에 처해 있었다.

가해자들은 하나같이 사리분별력이 약한 두자매를 어려운 가정상황과 장애를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 "5000원을 주겠다" 며 유인해 자신의 성욕구를 채우는 비열한 행위를 지속적으로 강요해왔다.

그러나 과연 검찰이 피의자들을 기소함에 있어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여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라고 이 범죄를 규정함이 타당한가하는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이 피의자들이 청소년의 '성을 돈을 주고 산 행위'를 했다는 것을 역으로 해석하면 이 두자매가 '돈을 받고 성을 팔았다'는 의미가 돼버린다.

그렇다면 과연 이 두자매가 원조교제를 했다고 할 수 있는가?

첫째, 상식적으로 두자매가 받았다는 아이스크림 그리고 천원 이천원의 돈은 성을 사고 파는 대가라고 하기에 터무니없는 소액이다.

둘째, 더욱이 이 두자매는 초등학교 3학년·5학년의 어린 나이이며 자신들에게 어떤 끔직한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조차 없는 정신지체장애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두자매가 과연 원조교제행위를 인지하고 있었다고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해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검찰은 형법에 '강간죄' '미성년간음죄' 등의 법규와 특히 성폭력특별법에 '장애인간음'이라는 규정이 있음에도 이를 적용하지 않고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이 법률에 의할때 더 중한 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검찰이 적용하고자 하는 제5조에 의할때 '3년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는데 이 법은 오히려 성폭력특별법이나 형법에 의할때보다 경한 형으로 처벌된다.

물론 장애인 성폭력범죄를 수사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우선 육안으로 장애 식별이 어려운 경우 피해자가 장애인인지를 모르고 수사하게 될 수도 있으며 피해자가 정확한 물증이나 증거·피해진술을 제시하지도 못한다.

그렇기에 장애인성폭력 범죄자를 수사하고 이를 법정에 세우는데는 경찰과 검찰의 노력이 요구된다.

이 사건의 경우도 경찰과 검사의 노력이 없었다면 밝혀지지 않고 묻혀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 만큼 어떤 법에 어떻게 처벌하느냐도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범죄는 처벌선례가 희귀하기에 어떤 판결로 남게 되느냐가 후속사건에 중요한 선례로 남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검찰은 다시 한번 이 사건에 대해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할 것인지 '성폭력특별법'을 적용할 것인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검찰의 수사나 기소가 잘못되었다면 기존의 수사방향을 전면 재조정해야할 것이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의 주간 소식지 '한국장총' 제 66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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