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재일 한국인 과학자 새 해저단층 발견

  • 입력 2002년 8월 18일 17시 40분


재일 한국인 과학자가 일본 서남부 남쪽 해안의 해저에서 길이 100㎞에 이르는 거대한 새 단층을 발견했다. 1944년 일본에서 동남해 지진으로 12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바로 이 단층이 1∼5m 가량 움직이면서 해일이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일본해양과학기술센터 박진오 박사(34)와 카네다 요시유키 박사 등은 16일 발행된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이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박 박사팀은 탐사선에서 음파를 발사해 해저 지층에 반사된 파형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혼슈지방의 키이반도에서 남쪽으로 100㎞ 가량 떨어진 해안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단층이 북동-남서 방향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일대 바다에서는 해양판인 필리핀판이 대륙판인 유라시아판에 부딪쳐 밑으로 들어가면서 진도 8의 큰 지진이 일어난다. 새로 발견된 단층은 두 개의 판 경계선 상에 지하 10㎞에서 해저면까지 발달해 있었다. 이번 단층 발견을 계기로 최근 일본은 여야 공동으로 남해 지진에 대비한 방재특별조치법을 제정했다.

박 박사는 “일본해양과학기술센터는 해저 밑 10㎞까지 뚫을 수 있는 6만톤급의 해저시추선을 건조해 2007년부터 시추를 통해 거대지진 발생 메커니즘을 밝힐 계획인 데, 그 첫 번째 시추 목표가 바로 이번에 발견한 단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부산대 해양과학과와 일본 도쿄대를 졸업하고 96년부터 일본해양과학기술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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