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디자인 , 소니 “단순하게” 애플 “투명하게”

  • 입력 2002년 10월 9일 17시 07분


전자 정보통신 제품들의 디자인이 점차 화려해지고 있다. 성능만큼이나 소비자들의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디자인. 제품은 그 쓰임새 Q뿐만아니라 이미지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탄탄한 제품성능에다 멋진 디자인까지 더해진 제품에 소비자의 손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전자 정보통신업계에 디자인 열풍을 불러온 업체는 일본 소니(SONY)와 미국 애플컴퓨터(APPLE COMPUTER)다.

▽소니, 단순히 더욱 단순히〓소니의 디자인 라인을 대표하는 제품은 노트북 ‘바이오(VAIO)’다.

1996년 PC시장에 뛰어들었던 소니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97년 말에 나온 ‘바이오 505’는 소니에게 ‘전자제품 명가(名家)’의 이름을 되찾아줬다. 보라색 외관에 가볍고 튼튼한 마그네슘 합금 본체, 그리고 두께 23.9㎜, 무게 1.35㎏에 불과한 외형은 기존 노트북과 차원이 달랐다.

소니는 바이오 개발을 위해 설계와 디자인팀을 치밀하게 구성했다.

워크맨, 미니디스크(MD), 카메라, 캠코더 등 소니의 경박단소(輕薄短小) 디자인을 주도했던 인력을 대거 바이오 개발팀에 포함시켰다. 이들은 결국 충전지를 노트북 본체가 아닌, 액정화면과 키보드의 연결 축에 설치해 노트북 전체 크기를 줄여냈다.

이어 나온 바이오 C-1 모델과 U모델은 각각 중량 998g에 8.9인치의 액정 모니터, 820g에 6.4인치 액정 모니터로 더욱 작아지고 얇아졌다.

소니는 최근 키보드와 모니터, 본체를 한번에 접어 컴퓨터 사용공간을 줄이는 바이오 W도 선보였다. 이외에 어디서든지 TV, DVD를 즐길 수 있는 이동식 모니터 ‘에어보드’, 좌우버튼이 구별되지 않는 ‘심리스(Seamless)’ 마우스는 소니의 디자인 컨셉을 잘 나타낸다.

▽애플, 투명하게 더욱 투명하게〓소니의 바이오에 견줄만한 애플의 보물단지는 PC ‘아이맥(iMac)’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매킨토시를 뜻하는 ‘맥(Mac)’앞에 인터넷의 첫 글자 ‘아이(i)’를 합친 아이맥은 98년 모니터와 본체를 합친 파격적인 모습으로 그 첫 선을 보였다. 특히 컴퓨터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투명한 외관은 큰 호평을 받았다.

애플은 아이맥 개발을 위해 디자인팀과 컴퓨터 설계팀을 한 팀으로 합쳤다. 컴퓨터 내부의 회로판, 배선, 색상 등 모든 컴퓨터 부품에 자사의 디자인 컨셉트를 집어넣었다.

이후 아이맥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소비자들뿐 아니라 산업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올해 1월 나온 뉴아이맥(New iMac)은 지름 27㎝의 반원구형 본체에 17인치 액정 모니터가 해바라기처럼 솟아 있다. 또한 모니터를 본체 위에서 본체 앞쪽으로 당겨 사용할 수도 있어 소비자들은 컴퓨터를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아이맥 시리즈 이외에도 MP3 플레이어 ‘아이파드(iPod)’ 등도 애플의 디자인 명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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