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집중진단]어느 감정위원의 辯

  • 입력 1999년 7월 12일 19시 25분


『더 이상 감정을 못하겠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화랑협회 감정위원 중 한 명은 최근 이 감정위원회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신원이 밝혀지면 안되는 감정위원의 특성상 자신의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이 감정위원은 천경자의 ‘미인도’진위논란이 다시 일자 감정위원들이 예전보다 더욱 민감해졌다고 밝혔다. 최근 모작가의 작품 감정과정에서도 서로 격렬한 토론을 벌이다 재감정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것.

그는 “위원회는 교수 평론가 작가 화랑관계자들로 이뤄져 엄정하게 감정하고 있으며 감정의뢰가 들어온 작품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은 감정에서 배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름대로 바쁜 시간을 쪼개 사명감을 갖고 공정한 감정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데 잇단 잡음으로 주위에서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될까봐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그는 육안 검사에서는 국내 제일인자인 감정위원들을 무조건 험담하거나 비난해 그들의 공로마저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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