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미스터]자녀용 타임캡슐『부모사랑 놀라겠죠』

  • 입력 1999년 2월 1일 19시 57분


“타임캡슐을 만드는 거야!”

94년 11월23일. 아들 주형의 돌 선물 때문에 고민하던 김성욱씨(32·회사원·서울 송파구 방이동)가 소리쳤다. 마침 서울 정도(定都) 6백년 기념행사로 서울을 기념하는 물건 6백개를 타임캡슐에 보관한다는 보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김씨와 부인 김숙경씨(32)는 포도상자를 구해 주형의 1년 인생을 기념할 물건들을 넣기 시작했다. △가장 좋아하는 딸랑이 △배내옷 △턱받이 △젖병 △옹알거리는 소리를 녹음한 테이프 등…. 그리고 스무살이 되면 필요할 만한 △여자친구와 함께 낄 반지 한 쌍 △올바른 이성교제에 관한 책 등도 넣었다.

‘주형이가 스무살이 돼도 엄마 아빠는 여전히 좋은 부모로 남아있을 거야. 혹시 세대차이를 느끼더라도 함께 극복해 나가자꾸나. 사랑한다.’

이같은 내용의 엄마 아빠 편지를 넣은 뒤 상자를 종이테이프로 봉했다.

테이프에 아빠의 도장을 찍고 개봉일인 2013년 11월23일까지 절대 열지 않으리라 다짐. ‘타임캡슐’에 들어간 물건은 스무살을 기념하도록 딱 20가지. 현재 김씨의 장롱 속 깊이 보관 중이다.

“‘나 혼자 컸다’며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자식들의 모습을 종종 보잖아요? ‘스무살’ 주형이에게 부모의 정성과 사랑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증거물’이 될 거예요.”(어머니 김씨)

어머니 김씨는 이같은 아이디어 등을 담아 ‘돈 안들이고 아이 잘 키우는 방법 60’(한울림)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새 밀레니엄을 앞두고 자녀의 현재를 생생하게 보존하기 위해 타임캡슐을 만들려는 신세대 부모들이 늘고 있다. 또 일부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타임캡슐을 만들고 있다.

“결혼 또는 중고교 입학 등 의미있는 날에 뜯어볼 타임캡슐을 만들어 ‘개봉박두’의 설레임을 맛보게 하면 어떨까요? 특히 아이가 커서 실의에 빠졌을 때 용기를 줄 것입니다.”(한국창의성개발연구소 문정화소장)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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