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통신]美 농구 드림팀 IV "역시"

  • 입력 2000년 9월 18일 19시 08분


시드니올림픽 28개 종목 300개 금메달중 가장 확실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미국 남자농구 드림팀Ⅳ의 ‘앞면과 뒷면’이 흥미롭다.

먼저 사상 최약체라는 혹평속에 17일 중국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베일을 벗은 드림팀Ⅳ의 앞면.

경기전 인터뷰에서 ‘어시스트 왕’ 제이슨 키드(피닉스 선즈)는 어느 팀이 결승전에서 맞붙을 것이냐는 질문에 “누가 올라올 지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빨리 금메달을 따서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다.

팀의 유일한 센터이면서도 부인의 출산을 위해 23일 일시 귀국한다는 알론조 모닝(마이애미 히트)은 “우리는 단지 쇼를 보여주기 위해 왔을 뿐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농구쇼를 보여주겠다”고 떠벌렸다.

선수들은 또 “우리는 그동안 다른 나라와의 연습경기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최고의 훈련은 우리 12명끼리 하는 것뿐이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촌이 아닌 특급호텔에서 생활하고 개막전 초호화 요트에서 와인을 즐기는가 하면 골프장에서 캐디들과 농담을 나누는 장면이 자주 목격돼 눈총을 받았던 드림팀Ⅳ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드림팀Ⅳ는 경기전 도열해 인사를 나눌 때는 중국 선수단을 위한 선물로 미리 준비해온 미국프로농구(NBA) 모자를 내놓는 것으로 올림픽파크내 돔구장을 가득 메운 1만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또 그들은 경기 초반 중국의 장대 센터 야오밍과 왕전즈의 ‘높이 농구’에 밀려 고전이 계속되자 미리 장담했던 ‘쇼’가 아닌 NBA에서 보여줬던 맨투맨 압박수비와 번개같은 패스워크로 차근차근 점수차를 줄여갔다.

마치 대학때 농구를 했던 선수처럼 이를 악물고 뛴 그들이 전세를 뒤집는데는 채 6분이 걸리지 않았다. 교체선수로 들어간 슈팅 가드 레이 앨런(밀워키 벅스)이 3점슛과 앨리웁 덩크슛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19―16으로 역전했고 드림팀Ⅳ는 이후부터는 경기를 다시 ‘쇼’로 돌려놓으며 환상의 연기로 팬서비스를 시작했다.

제2의 마이클 조던으로 평가받는 빈스 카터(토론토 랩토스)가 거칠게 수비하던 중국 선수와 심하게 부딪친 뒤 크게 화를 내자 루디 톰자노비치감독이 곧바로 교체한 것도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이들의 프로 정신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목이었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때 처음 결성된 미국 남자농구 드림팀은 이날 중국전 승리로 41전승 무패의 기록을 이어갔다.

<시드니〓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시드니는 지금 '마케팅 전쟁'중

17일 오후 9시경 시드니 도심 인근의 달링하버.

바닷가 선착장으로 관광 명소인데다 유도 펜싱 등 각종 올림픽 경기가 열리고 있어 하루종일 발디딜 틈 없이 붐비는 곳이다.

근처 어디에선가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힘차게 들려왔으나 그 함성소리는 경기장이 아니라 달링하버내 대규모 잔디밭 공터였다.

5000여평의 평지에 들어찬 1만여명의 사람들이 한결같이 응시하고 있는 것은 ‘파나소닉’이라는 이름이 선명한 초대형 스크린. 시드니올림픽의 오디오 비디오장비 공급업체인 파나소닉이 시민들을 위해 무료로 설치해 놓은 것이다.

파나소닉은 달링하버외에도 올림픽파크내에는 물론 시드니 시내 곳곳의 공터에 이같은 초대형 스크린과 관중석을 만들어 놓았다. 이런 곳에는 어김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나와 경기를 관람, 새로운 올림픽 풍경으로 자리잡아 가고있다.

올림픽 경기가 열기를 더해가면서 올림픽을 절호의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려는 다국적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의 IBM은 시드니올림픽이 개막하기 직전 초호화 유람선을 임대해 시드니항에 정박시켰다.

IBM은 전세계의 주요 고객들을 이 유람선으로 초청해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고 시드니 관광패키지도 제공하고 있다. IBM은 이 마케팅 프로그램을 위해 유람선의 하루 정박료로 수만달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M 아시아태평양 본부의 프레드 맥니스 홍보담당 이사는 “IBM은 시드니올림픽의 공식 웹사이트를 제공하는 등 활발한 후원사업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국적기업간의 마케팅 전쟁에는 국내업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시드니올림픽의 공식 후원업체인 삼성전자는 이번 올림픽기간중 마케팅 활동에 총 2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올림픽파크내에는 1400여평 규모의 화려한 삼성전자 홍보관을 만들어 놓고 관람객들을 유인하고 있으며 이번 올림픽에도 2만5000여대의 최첨단 휴대전화를 선수와 대회 관계자에게 무료로 임대해주고 있다.

기업들이 이처럼 앞다투어 올림픽을 마케팅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고객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광고에 효율적이기 때문. 고객들의 기억속에 오랫동안 각인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시드니〓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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