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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수도권/컬처 IN 메트로]봄 햇살에 더 아늑한 이태준의 고택

입력 2013-05-15 03:00업데이트 2013-05-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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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 성북동 수연산방… 李선생 조카의 딸이 16년째 찻집 운영
수연산방 본채에서 촬영한 MBC ‘무한도전’의 한 장면
(위). 한옥의 아담한 방에 큰 창을 통해 봄 햇빛이 쏟아
져 들어온다. 개량 한옥인 수연산방은 월북 소설가 이태준이 13년간 집필 활동을 한 가옥으로 현재 전통찻
집으로 운영돼 많은 손님이 찾는 명소다.
MBC 화면 캡처·수연산방 제공수연산방 본채에서 촬영한 MBC ‘무한도전’의 한 장면 (위). 한옥의 아담한 방에 큰 창을 통해 봄 햇빛이 쏟아 져 들어온다. 개량 한옥인 수연산방은 월북 소설가 이태준이 13년간 집필 활동을 한 가옥으로 현재 전통찻 집으로 운영돼 많은 손님이 찾는 명소다. MBC 화면 캡처·수연산방 제공
11일 방영된 MBC TV ‘무한도전’에서는 정준하와 정형돈이 한옥의 아담한 방에서 한국사 수업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이 좌식 탁자에 둘러앉아 수업을 듣는 방은 사방의 벽 중 세 방향 전체가 창문으로 돼 있다. 이 중 마당 쪽으로 난 큰 창 두 개를 통해 드는 자연 채광은 한옥을 한층 따뜻해 보이게 만든다. 창 너머로 연두색 나뭇잎과 진분홍 꽃이 보여 방 안에서도 봄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전통찻집 수연산방(壽硯山房)이다. ‘문인이 모이는 산속의 집’이란 뜻이다. 수연산방은 영화 ‘하녀’(2010년)에도 나왔다. 해라(서우 분)가 가사도우미 은이(전도연 분)가 자신의 남편 훈(이정재 분)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고 찾아간 한약방으로 나왔다. 고즈넉하고 은밀한 분위기의 한옥 한약방에서 해라는 은이의 아이를 낙태시키기 위한 한약을 짓는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비몽’(2008년)에서는 주인공이 점을 보러 가는 곳으로 나왔다.

1977년 서울시 민속자료 제11호로 지정된 수연산방은 1933년 지은 개량 한옥인 본채 1동과 1999년 만든 콘크리트 건물인 별채 2채, 원두막으로 구성돼 있다. 본채와 별채는 물론이고 마당의 탁자에서도 수목과 한옥의 정취를 즐기며 차를 마실 수 있는 도심 속 ‘힐링’ 공간이다.

수연산방은 1946년 부인과 자녀 넷을 데리고 월북한 소설가 상허(尙虛) 이태준(1904∼?)이 1933년부터 13년간 집필 활동에 몰두했던 가옥이다. 이태준은 이곳에 머물며 ‘달밤’ ‘왕자 호동’ ‘황진이’ 등의 많은 작품을 썼다. 수연산방이라는 이름도 그가 지었다. 본채 곳곳에는 그가 쓴 책과 소품 등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이태준의 조카 고 이애주 씨는 수연산방 내 한옥 별채에 살았다. 별채는 6·25전쟁 당시 폭격을 맞아 사라졌다. 이 씨는 이후 본채에 머물렀고 결혼해 자녀를 낳고 기르면서 이곳을 지켰다. 이 씨의 둘째 딸인 조상명 씨는 어머니가 별세한 이후까지 수연산방에서 살다 1998년 이사를 가면서 이곳을 전통찻집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현재 수연산방은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찻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평일에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선 서울에 오면 꼭 가 봐야 할 명소로 꼽힌다. 춘설차 대추차 오미자차 생강차 인삼마차 한과 등을 주로 판다. 수연산방을 종종 찾는다는 정현미 씨(38·여)는 “한옥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번잡한 도심 속에 누군가 숨겨 놓은 아늑한 정원에 들어오는 느낌을 준다”며 “고택의 정취가 지친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했다.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직진해 1111번, 2112번 버스 탑승. 성북 구립미술관 앞 혹은 동방대학원대 정류장에서 내려 3∼4분 걸어가면 된다. 승용차는 두 대밖에 댈 수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02-764-1736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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