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사람 그일/26일]안중근 뤼순감옥서 순국

  • 입력 1998년 3월 25일 19시 59분


‘4월17일―가정부 오다/5월16일―가정부에게 경고 주다/5월19일―가정부 떠나다/7월1일―새 가정부 도착하다/7월28일―가정부 달아나다.’

한 괴팍하고 지저분한 음악가의 일기. 1827년 오늘은 음악의 ‘영웅(교향곡 3번)’ 베토벤이 오후 6시, 천둥번개의 ‘합창(9번)’이 울리는 순간 혼수상태에서 벌떡 깨어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쥔 채 ‘운명(5번)’을 달리함으로써 한줌 ‘전원(6번)’의 흙으로 돌아간 날.

“사람을 쏠 때 머리가 아닌 상박부쪽을 겨냥하면 흉부에 명중시킬 수 있다는 것을 연구하였는가.”(체포 뒤 질문)

“사냥꾼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경험상 안다. 누구에게 배운 게 아니다.”(대답)

‘왼손 약지(藥指)가 짧아 슬픈’ 독립투사. 일제의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안중근(安重根)의사가 1910년 이날 뤼순감옥에서 순국.

〈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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