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현장]화옹호, '제2 시화호' 우려

  • 입력 2001년 2월 13일 19시 23분


  화옹호 간척지 현장
  화옹호 간척지 현장
경기 화성군 앞바다를 막아 대규모 담수호와 간척지를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전체공정의 63%가 진척된 화옹호가 제2의 시화호로 전락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환경기초시설 마련도 없이 사업이 진행돼 축산폐수와 하수 등이 그대로 유입되면서 화옹호 수질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물막이공사를 즉각 중지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화옹호사업〓농업기반공사가 3200억원을 들여 화성군 서신면과 우정면 사이 9.8km의 바다를 막아 1730ha의 담수호를 만드는 간척공사로 91년 방조제 공사에 들어갔다. 현재 방조제 공사는 1.3㎞가량을 남겨두고 있지만 환경기초시설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3개월간 공사중지 상태다. 당초 공사기간은 올 3월까지였지만 예산부족과 상류의 환경기초시설사업 지연으로 2004년 10월말로 연장됐다. 농업기반공사는 2012년까지 담수화 과정을 거쳐 평균 저수량 5400만t의 물을 간척사업으로 생기는 인근 농경지 4482ha에 공급할 계획이다.

▽문제점〓하수와 축산폐수 유입을 막을 환경기초시설이 전무하다. 시화호도 담수화 과정에서 폐수오염이 심각해지면서 담수화 계획이 백지화된 것. 화옹호 역시 화성군 서신면과 장안, 남양, 우정면 등에서 젖소와 돼지 등의 축산폐수가 유입되고 있으며 100여개의 사업체에서 하루평균 9700t의 오폐수가 유입되고 있다.

화성군은 유입하수량이 하루 평균 3만여t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1만5000t 처리용량의 시설 1곳에 대한 공사가 확정됐을 뿐이다. 빨라야 2005년에나 가동될 전망.

안산 그린스카우트 박현규(朴炫圭) 사무국장은 “상류에 환경기초시설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화옹호도 시화호처럼 죽은 호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연구소 정갑식(鄭甲植) 박사는 “서해안지역은 강우량보다 증발량이 더 많은 지중해성 기후인데다 인근에 큰 강도 없어 대규모 담수호를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며 “담수호가 없다면 인근 농경지도 천수답이 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업기반공사측은 “화옹호는 시화호에 비해 유역 면적이 넓고 담수호 용적이 적어 시화호보다 물의 순환주기가 2배 이상 빠르다”며 “여건이 시화호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화성〓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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