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현장]사이버성폭력 추방을 위한 축제 한마당

  • 입력 2001년 1월 19일 19시 47분


여협이 마련한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시민들
여협이 마련한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시민들
"사이버성폭력은 이제 그만!"

19일 오후 5시 서울 종로타워 밀레니엄플라자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 개최로 열린 '사이버성폭력 추방을 위한 축제한마당'은 줄곧 시민들의 큰 관심속에 치러졌다. 여성단체와 네티즌들이 오프라인 상에서 만나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적.

이날 행사는 퍼포먼스, 타악공연, 몰래카메라 안보기 서명운동, 사이버성폭력 유형·대처방법 설명회 등 다양한 순서로 구성돼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 "사이버 세상이 온통 성폭력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사이버 수비대가 되어 건강한 사이버공간을 만드는데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은방희 여협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행사는 곧이어 '한울소리'의 신나는 타악공연으로 이어졌다. 북,드럼통,양동이 등의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공연이 펼쳐지자 순식간에 2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공연을 즐겼다.

타악 공연의 흥분된 분위기를 가라앉힐 여유도 없이 이어진 그룹 '인스테이지'의 퍼포먼스는 몰려든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들은 인터넷을 하다가 사이버성폭력을 당해 괴로워하는 한 여성의 상황을 그려냄으로써 사이버성폭력의 심각성을 표현했다.

들뜬 분위기를 정돈하며 무대에 오른 김기태 여협 문화예술위원은 "사이버성폭력은 PC통신이나 인터넷 상에서 성적 수치심이나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라고 설명하고 "성폭력을 당하면 즉시 불쾌하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그래도 계속될 경우 증거습득 후 본회 상담센터(www.kncw.or.kr)로 신고할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해 행사의 취지를 살렸다.

○… 몰래카메라(몰카) 안보기 서명운동과 '백지영비디오 파문' 게시판 쓰기 행사,그리고 여론조사는 오히려 본 공연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더 많아 이날 관계자들을 즐겁게 했다.

'백지영비디오파문'에 대해 의견을 쓰는 게시판에 시민들은 "사이버상에서 동영상을 돌려본 네티즌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사이버상에서 개인의 인격·사생활은 보호받아야 한다" "이번 안티몰카 캠페인으로 백지영같은 희생자가 더 이상 없었으면… " "인터넷을 주름잡고 있는 10대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펼쳤다.

또 '몰카동영상안보기 서명운동'은 행사장 한구석에 장소가 마련됐음에도 불구, 남녀노소가 몰려들어 열띤 행사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김문을 여협 간사는 "오후 3시부터 서명을 받았는데 벌써 참여자가 500명을 넘어섰다"며 "행사 끝까지 아마 1000여명 이상이 서명할 것"이라며 자신했다.

이날 즉석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사이버상에서 언어폭력 등을 당하면 즉각 신고하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250여명)는 의견이 그렇다(50여명)보다 훨씬 많아 네티즌들이 사이버성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여협측은 "시민들에게 사이버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막는데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예상외로 많은 시민이 참여해 행사의 의미를 살려줬다"고 말했다.

여협은 이번 오프라인 행사를 시작으로 신규 모니터를 선발해 인터넷 대화방 모니터링에 주력하는 등 사이버성폭력 추방활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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