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캠페인/대암산 용늪의 가치]국내유일 고층습지

  • 입력 1997년 9월 22일 07시 44분


용늪을 꼭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반만년의 생태기록을 담고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고층습지이기 때문이다. 용늪 바닥에는 채 썩지 않은 식물들이 50∼1백70㎝ 깊이로 스펀지같이 물컹한 지층(이탄층·泥炭層)을 이루고 있다. 식물이 썩지 않는 이유는 연간 5개월동안이나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한여름에도 16도를 넘지 않는 이곳의 특이한 기후 때문. 이렇게 이탄층이 두텁게 쌓여 이뤄진 늪을 고층습지라고 한다.고층습지의 이탄층 속에는 썩지않은 꽃가루가 남아 있어 이를 분석하면 바로 이 지역의 식생 변천사를 알아낼 수 있다. 고층습지를 자연의 고문서, 타임캡슐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때문이다. 용늪의 지층은 4천2백년동안 쌓여온 것이므로 용늪은 반만년 식생환경의 단서를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환경부는 최근 용늪의 이탄층을 분석한 결과 맨 밑바닥에서는 포자, 그후 1천년동안 더 쌓인 지층에서는 신갈나무, 다시 2천년정도 흐른 지층 윗부분에선 소나무 꽃가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원시상태에서 존재하는 신갈나무가 인위적 상태에서 존재하는 소나무 꽃가루로 바뀐 것은 바로 이 시기쯤 이 지역에서 농경문화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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