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경제

삼성 LG GS 효성… 재계의 산실 ‘지수보통학교’

입력 2019-12-26 03:00업데이트 2019-12-26 05:0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동아일보 100년 맞이 기획/한국기업 100년, 퀀텀점프의 순간들]
1921년 경남 진주에 신식학교 개교… 유학의 고장서 신문물 접하며 개화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고향인 경남 진주시 지수면은 우리나라 재계의 발상지라고 볼 수 있다. 삼성, LG, GS, 효성, LS 등이 지수면과 이런저런 인연으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구인회 회장은 1920년에 이웃 허만식 씨의 딸 을수 양과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고향을 지키는 유학자로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홍문관 교리를 지낸 조부로부터 6세부터 한학을 배웠다. 만석꾼 허 씨와의 인연은 구 회장의 생각을 바꿔 놓았다. 아내의 친정에는 신문물을 접한 친척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1921년 지수면 승산마을에 신식 학교인 ‘지수보통학교’가 생기자 손위 처남은 구 회장에게 이 학교에 다녀볼 것을 권했다. 그해 4월 구 회장은 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했다. 나중에 서울로 유학을 가게 된 것도 장인의 지원 덕분이었다.

지수에 신식 학교가 생겼다는 소식에 경남 의령군에 살던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도 지수보통학교로 유학을 오게 된다. 당시 허 씨 일가와 결혼한 둘째 누나가 지수에 살고 있었다. 구 회장보다 3세 아래인 이 회장은 1922년 12세 때 지수보통학교에서 구 회장과 조우한다. ‘호암자전’에 따르면 누나 집에서 처음으로 머리카락을 자른 그는 당시를 ‘개화의 날’로 회상했다.

효성그룹 창업주인 조홍제 회장도 고향은 경남 함안군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지수보통학교를 다녔다.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 회장도 이 학교를 거쳤다. 조 회장과 허정구 회장은 훗날 삼성그룹 창업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1945년 광복 직후 부산에서 무역업을 준비하던 구인회 회장을 허만정 회장이 찾아와 “내 아들(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 사람 만들어 달라”고 맡기면서 두 가문의 본격적인 동업이 시작됐다. 1947년 락희화학공업 창업 이래 이들의 동업 관계는 58년간 이어졌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