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PB의 재테크 어드바이스]내게 맞는 보험 선택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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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입 기회” 현혹돼 덥석 들면 손해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마스터PB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마스터PB
2012년 말에서 2013년 1월 말까지 상담전화의 95%가 즉시연금 보험상품 관련 전화였습니다. 제가 재무설계전문가(PB)라기보다 보험설계전문가(FC) 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급하게 보험 관련 교육을 들으며 아는 지식을 고객들에게 설명해주면서 보험 상담을 했는데요.

보험 관련 상담이 유독 많았던 이유는 최근 보험 광고가 봇물 터지듯 밀려나왔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보게 되는 일간지들에는 각 금융권 보험상품 광고 전단이 하루에도 대여섯 장씩 들어올 정도로 절판 마케팅이 극에 달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고객이 오셔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여주셨는데 은행, 증권사 광고 문자가 빼곡히 차 있었습니다. ‘비과세 폐지, 즉시연금 마지막 가입 기회!’라는 문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은행이나 증권이나 할 것 없이 똑같은 내용의 광고를 문자로 보냈더군요.

고객은 이런 문자를 며칠 받고 나서 급기야 “꼭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주거래 은행에서 상품 가입을 하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했느냐고 물어보니 1억 원을 납입했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금 보유한 금융자산이 얼마나 되고 어떤 형태로 운용되는지 파악한 뒤 해당 상품 가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가입했느냐”고 또 물었습니다. 고객은 “그냥 폐지된다고 하니까, 그리고 은행에서 꼭 하라고 하니까 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금융권의 ‘즉시연금 비과세 폐지’를 강조한 절판 마케팅에 따라 상품 가입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고객은 서둘러 즉시연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왜냐하면 가입 금액이 1억 원이었으니까요.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 폐지는 가입 금액이 2억 원 이상 되는 사람에게만 해당합니다. 최근 즉시연금을 가입한 사람들 가운데 80%는 2억 원 이하 가입자라는 얘기가 있는데, 제 고객이 딱 그런 경우였습니다.

저는 즉시연금에 대해 문의가 들어올 때마다 “부부가 각각 2억 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가입하기 전에 자산 명세와 즉시연금 필요 시기나 자금의 용도를 따지고 가입하라”고 권유합니다.

즉시연금이나 저축보험은 예전처럼 고금리 시기에는 꼭 필요한 상품이 아니었지만 현재처럼 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된다고 하면 하나쯤 가입해야 하는 상품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그래도 보험을 가입할 때는 점검할 부분이 많습니다. 우선 보험상품은 10년이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상품을 설계하게 되므로 상품 가입 시 사망보장비용(위험 보험료)과 사업비 명목으로 비용을 차감해 운용하므로 만기가 되기 전에 중도 해지할 때는 원금의 95∼96% 정도만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고객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보험에 급하게 가입한 뒤 나중에 알게 되는 부분, 즉 초기 사업비 과다 징수 등을 보면서 계약을 철회하기도 합니다.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자신이 가입한 보험상품이 어떤 형태로 운용되며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앞으로 손해 보지 않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고객이 임대 소득 등 일정 소득이 있어 월 정기 이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즉시연금보다 저축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자산 운용 목적에 맞을 수 있습니다.

지금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하는 고객들께 알아두면 유익한 정보 몇 가지를 알려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즉시연금이나 저축보험은 일반적으로 사망이나 입원, 수술 등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이 극히 적은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즉시연금이나 저축보험 모두 사망보장 비용과 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운용되므로 각 회사의 상품을 비교해서 수수료가 낮은 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보험상품 가입 시 공시이율과 최저보증이율 등을 확인하고 시중금리에 연동한 수익률 변동을 감안해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추가 납입제도와 중도인출 규정도 다양하므로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중도에 바로 해지하지 말고 해당 규정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거래하는 금융기관에서는 고객에게 유용한 상품을 제안하려고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 번 더 자신의 자산 현황을 살펴보고 과연 그 상품이 꼭 필요한지 깊이 고민한 후 가입하길 바랍니다.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마스터PB
#보험상품#가입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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