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own]부동산과열 진앙지 대치동 은마아파트

  • 입력 2002년 9월 15일 17시 17분



정부가 올해 초부터 쏟아낸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출발점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였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에 은마아파트가 있었다. 강남 일대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강남 아파트값 변화를 알려면 은마아파트를 지켜 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은마아파트는〓79년 한보가 용적률(부지면적 대비 지하층을 제외한 건물총면적) 180%를 적용해 지었다. 28개동 4424가구로 강남구에서는 개포 1단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

교통여건이 편리하다. 서울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학여울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남부순환로도 쉽게 진입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과 그랑프리백화점, 현대백화점, 한솔필리아 등 쇼핑시설이 많아 주거 여건도 좋은 편. 대곡초, 대치초, 도곡초등학교 등 학교가 많다. 또 초중고교생을 겨냥한 전문학원들이 즐비하다.

▽가격 움직임〓13일 현재 은마아파트 31평형의 평균매매가는 4억9000만원. 1년 만에 65%가 올랐다. 전세금은 16% 오른 1억85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다.

재건축 기대 심리가 작용한 데다 작년 하반기부터 아파트 주변 일대 학원가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값이 급등했다.

재미있는 것은 정부의 ‘8.9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일시적으로 가격이 떨어졌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

가격이 떨어진 것은 재건축 여부를 결정하는 안전진단에서 재건축이 불가능한 B등급 판정을 받으면서 재건축에 대한 기대심리가 가시면서 나타난 현상.

하지만 은마아파트를 찾는 두터운 수요층 때문에 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게 인근 아파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또 하나 관심을 모으는 점은 은마아파트가 약간 하락세를 보이자 인근의 쌍용, 우성, 현대, 미도아파트 값이 모두 올랐다는 것. 은마가 정부 안정대책의 타깃이 되자 반사이익을 기대한 입주자들이 호가를 높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국세청이 기준시가를 대폭 높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은마를 포함한 대치동 일대 아파트는 다시 한 번 가격이 요동을 치게 됐다.

하지만 그 영향이 오래 지속할 것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그 동안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가 있을 때마다 아파트값이 잠시 움츠려 들었다가 다시 상승곡선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재건축은 어떻게 되나〓현재 은마아파트 입주자들은 재건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입주자들이 추진 중인 방안은 가구 수를 늘리지 않는 ‘1대 1 재건축.’

올 7월 삼성물산과 LG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둔 상태.

연내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하면 시공사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 이는 앞으로 최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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