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하임숙/"아빠 삼성이 커, 네이버가 커?"

  • 입력 2002년 9월 1일 17시 49분


인터넷 업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NHN의 ‘호사다마’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NHN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게임사이트인 한게임이 합병해서 2000년 7월 탄생한 회사입니다. 경영진도 이해진, 김범수 두 분이 공동 사장으로 한쪽은 포털을, 다른 쪽은 게임을 맡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최근 우여곡절 끝에 코스닥 등록에 성공했습니다. 경영실적은 좋았지만 새롬기술과 관련 있는 회사란 이유로 퇴짜를 맞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답니다.

NHN은 올해 초에도 나쁜 일에 휘말렸습니다. 3월말 ‘음란물 불법 유통’ 사건으로 진통을 겪었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사건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경찰관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만화의 내용이 야하다고 느꼈던지 몇몇 사이트에서 불법 음란물을 유통한다며 수사를 시작했는데요. 네이버는 청소년용으로 간행물 윤리위원회를 통과한 만화만 유통시켰다고 합니다.

조사를 받으러 김범수 사장과 함께 찾아간 경찰서에서 이 사장은 자신은 전과 1범이고, 김 사장은 전과가 없는 ‘깨끗한’ 사람임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이 사장의 전과 내용은 ‘향토예비군법 위반’.

네이버를 갓 세우고 한창 바쁠 때 예비군 훈련 통지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불참한 탓이랍니다.

이해진 사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 SDS에 있다가 98년 사내 벤처 1호로 네이버를 세웠습니다.

그는 1남1녀를 둔 가장인데요. 초등학생인 아들이 어느 날 “아빠 삼성이 커, 네이버가 커?”라며 울면서 묻더랍니다. 아마 삼성 다니는 아빠를 둔 친구와 싸운 게지요. 마음은 아팠지만 삼성이 크다고 말해줬다네요.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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