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투자자에게]코오롱정보통신 변보경사장

  • 입력 2002년 12월 2일 18시 01분


시스템통합(SI) 업계는 올해도 고전을 했다.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5%를 밑돌고 흑자를 내는 기업도 많지 않다. 따라서 코오롱정보통신의 3·4분기 흑자 전환은 이례적이다.

이 회사는 2·4분기까지 적자를 보이다 3·4분기 16억8000만원 흑자를 보였다. 구조조정이 효과를 나타낸 덕분이다.

변보경 사장(50)은 “쓸데없는 투자와 방만한 조직을 바로잡는 데 힘썼다”고 말했다.

변 사장은 올 3월 취임하자마자 통신교환기 판매와 디지털프린팅시스템 판매 분야를 분사시켰다. 내년에는 9단계 직급을 4단계로 줄이고 성과에 따라 급여를 차별하는 신인사제도를 도입한다. “부실한 사업과 제도는 올해 다 털고 가겠다”는 것.

변 사장은 LG IBM 사장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 24년간 일했다. 누구보다 SI업계의 문제점을 잘 안다.

한국 SI업계에서 기술이나 직원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회사는 거의 없다. 대부분 SI에 필요한 제품을 사다가 다시 팔아 매출을 높인다. 기술 서비스보다 유통 위주라는 얘기다.

변 사장은 “유통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며 “코오롱은 IT제품 유통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I라는 이름에 집착하기보다 장점을 살려 돈을 버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점인 하드웨어 유통에서 이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코오롱정보통신은 SI업체가 아니라 종합 IT솔루션 공급업체”라고 말한다.

실적이 좋아져도 사장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공모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주가 때문이다.

변 사장은 내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동종 업체 인수합병(M&A)과 자사주 매입도 그중 하나. 그는 “내년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업체를 인수하겠다”며 “수익을 늘려놓고 자사주 매입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사장은 올해 초 회사의 장기전망이 밝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개인 돈으로 주당 1만원에 자사주를 샀다. 주가가 계속 떨어지던 때였다. 현 주가는 5700원대. 그는 “주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더 나빠질 게 없어 걱정하지 않는다”며 “모든 경력을 걸고 기업의 성장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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