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영재의 월가리포트]소비감소우려 2분기성장 ‘먹구름’

  • 입력 2001년 5월 8일 18시 45분


미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민간소비에 있고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도 소비자들의 왕성한 소비활동에 있었기 때문에 소비관련 지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4월 이후 주식시장 상승을 이끈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우선 전격적인 금리 인하가 한 몫을 단단히 했고 후반에는 1·4분기 GDP성장률의 호전에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GDP성장률이 예상보다 호전을 보인 것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이어진 소비에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 소비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인가가 경기 회복의 핵심이라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런 와중에 미국내 소비를 알려주는 지표 중 이번엔 소비자 신용사용액이 예상보다 작게 나오면서 소비 감소에 대한 걱정을 다시 늘리고 있다.

지난 3월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나 자동차 할부등을 통해 사용한 차입 금액이 1년 반만에 다시 최저 수준의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그간 신용사용액이 줄지 않았던 이유중의 하나가 낙관적인 경기관도 작용했지만 저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금리 부담이 없었고 결정적으로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를 중심으로는 이미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고 또한 대규모 감원에 따른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미래의 소득을 앞당겨 소비하는 행태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물론 시차가 있는 3월의 통계치이고 증가율이 줄었을 뿐이지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는 점과 경기 판단에 크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최근 소비관련 지표가 일관되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또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지표라는 점이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 신용사용액이 발표된 당일 뉴욕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소비자 신뢰지수가 다시 악화되고 특히 실업률이 급등하는 등 고용시장이 크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소비 위축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이번에 나타난 소비자 신용사용액 또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2·4분기 경제 성장이 과연 기대대로 나타날 것인지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맹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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