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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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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서울은 너무 삭막하다는 단점이 있다. 군데군데 녹지대가 있기도 하지만 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대도시들도 대개 그렇다. 도시에 살면서 가끔씩 숨 막힌다는 느낌이 드는 게 기자뿐일까.
우리의 대도시들은 몇 년 전 가본 적이 있는 미국 뉴욕 시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와 대비된다. 맨해튼은 서울보다도 훨씬 번잡한 곳이지만 센트럴파크라는 세계적인 공원을 갖고 있어 그렇게 삭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산 속에 온 듯한 착각할 불러일으킬 만큼 나무가 울창했다. 맨해튼 북쪽에 있는 센트럴파크가 남쪽 빌딩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공적 기운을 중화시키는 듯 느껴졌다.
그때 ‘서울 등의 도심에도 센트럴파크 같은 크고 훌륭한 공원이 생긴다면 도심의 정취가 크게 달라지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최근 센트럴파크 정도는 아니지만 서울에도 큰 공원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1999년 1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여의도공원’이 문을 열었고, 2005년 6월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자리에 ‘서울숲’이 들어섰다. 최근 몇 년간 여의도와 성수동의 집값이 오를 때 인근 공원 덕을 톡톡히 봤다.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가 몇 년 후 이전하고 그 자리에 ‘용산민족공원’이 들어서면 서울도 명실상부한 도심 공원을 갖게 된다. 이 공원은 서울 시민 모두의 휴식처로 사랑받겠지만 용산구에 사는 사람들은 더욱 특별한 혜택을 누릴 것이다.
서울시는 북악산-창덕궁과 창경궁-종묘-세운상가-남산-해방촌-용산민족공원으로 이어지는 남북 방향의 거대한 도심 녹지띠를 만들겠다는 장기 구상을 가지고 있다. 이 야심찬 구상이 꼭 성사돼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서울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다른 대도시들도….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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