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TV‘100인 토론’ 촛불시위 처벌여부 표결놓고 논란

  • 입력 2004년 3월 29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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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가 28일 밤11시10분 생방송한 KBS 2TV ‘100인 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서 배심원 100명의 최종 투표결과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방송을 끝내 의도적 방송사고란 의혹을 사고 있다.

이날 주제는 ‘탄핵무효 촛불집회 사법처리 논란’으로 집회 주도자들의 사법처리를 찬성하는 패널로 이장춘(李長春) 전 외교부 대사와 홍성걸(洪性傑·행정학) 국민대 교수가, 사법처리를 반대하는 패널로는 정대화(鄭大和·정치학) 상지대 교수와 장유식(변호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각각 나와 토론을 벌였다.

토론에 앞서 KBS가 배심원들을 상대로 사법처리 찬반에 대해 실시한 ‘사전 표결’에서는 찬성 38, 반대 60으로 반대 견해가 우세했다.

그러나 토론 직후 최종 표결을 실시한 결과 멀티스크린의 사법처리 반대 칸에는 37이라는 숫자가 나온 반면 찬성 칸의 숫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토론 이후 사법처리를 반대하는 배심원의 숫자가 60에서 37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사회자 김주환(金周煥·신문방송학) 연세대 교수는 돌발사태가 발생하자 머뭇거리다가 “기술적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방송을 끝냈다.

KBS는 29일 새벽 KBS 인터넷 홈페이지에 “집계를 대행하는 컴퓨터집계 전문업체(C&S)가 표결결과를 멀티스크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관리자의 실수가 발생했다고 밝혀왔다”며 “이 업체에 따르면 사후 표결 결과는 찬성 37, 반대 61로 토론전과 거의 같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KBS 인터넷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사법처리 반대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의도적으로 방송사고를 낸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ID 방용일씨는 “KBS에서 표결집계를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닐 텐데 기술적 문제라는 해명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00인 토론…’은 지난해 4월 13일 ‘서승목 교장 자살사건과 전교조’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도 전교조에 유리한 결과가 나온 데 대해 배심원들이 “결과가 실제와 다르게 나왔다”고 항의하자 제작진이 재토론을 약속했다가 번복하는 등의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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