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모저모]‘보험 스캔들’ 증인채택 여부싸고 맞고함

  • 입력 1999년 10월 1일 00시 21분


국정감사 이틀째인 30일 각 위원회 국감장 분위기는 첫날에 비해 한층 달아올랐다.

○ …통일부에 대한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국감에서는 현대의 주가조작 의혹사건이 금강산관광사업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저질러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몽헌(鄭夢憲)현대회장의 증인채택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격론.

한나라당의 이세기(李世基) 이신범(李信範)의원 등은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회장이 지난해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의 방북을 수행하는 등 대북사업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주가조작이 금강산사업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며 정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이에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 김상우(金翔宇)의원은 “검찰이 정회장을 이미 조사했고, 국회 정무위와 재정경제위에서도 그를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지적하고 “근거 없는 막연한 추측으로 사람을 불러다 망신주는 것은 국회가 할일이 아니다”며 증인채택에 반대.

▼정몽헌씨 불출석 통보▼

○…정무위에서는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 회장의 증인배제 파문에 이어 현대주가조작 사건 때문에 증인으로 채택된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방침을 통보해오자 의원들이 일제히 흥분.

정회장은 이날 김중위(金重緯)위원장 앞으로 편지를 보내 “2,3일은 일본 미쓰비시 사장 면담, 7일은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장관 면담 등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도체와 해외건설 사업수주 확대를 위해 출장계획이 오래 전부터 잡혀있었다”고 이유를 설명. 정회장은 이어 “내가 증인으로 출석, 신문을 받게 될 경우 현대그룹의 해외신인도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 정회장의 이같은 편지에 정무위는 즉각 전체회의를 열어 “증인신문에 나오지 않으려는 것은 국회의 권위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정해진 날짜에 나오지 않을 경우 국회 증언 및 감정법에 따라 고발조치키로 하는 등 강경대응.

▼여야 감정싸움 벌여▼

○ …국회 법사위원회의 대전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국감에서는 국민회의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 부인의 거액 보험유치사건 문제로 여야 의원들이 고성(高聲)을 교환하는 등 감정싸움.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의원은 감사가 시작되자마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정권교체 후 김실장 부인의 보험유치액 실적이 30억원 대에 이르러 ‘보험로비’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김실장 부인에게 보험든 사람들을 증인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기습 동의.

안의원은 이어 이무영(李茂永)서울경찰청장의 부인,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 그러자 국민회의 조찬형(趙贊衡)의원이 “국감장에서 왜 정치공세를 하느냐”고 발끈하는 등 국민회의 의원들이 일제히 나서 발언을 차단.

〈정연욱·공종식·김영식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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