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말 그대로 모험 정신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첨단 기술을 사업화하는 중소기업이다. 벤처기업법에 따라 정부의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한번 인정을 받으면 졸업을 잘 하지 않아 평균 업력이 9년이고 20년 이상 된 벤처기업도 2400여 개나 된다. 벤처기업들 가운데 혁신성이나 성장 잠재력에서 사실상 벤처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상당수 된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는 ‘중소벤처가 주도하는 창업과 혁신성장’을 주요 국정 전략의 하나로 삼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그제 대전에서 과학기술 기반 혁신을 당부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추격형에서 선도형 경제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세계의 산업 패러다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시점에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도약했듯이, 4차 산업혁명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다만 혁신성장을 제대로 할 때 그렇다.
김대중 정부 이후 모든 정권이 벤처기업 정책을 펴왔지만 이제는 혁신 정책을 혁신해야 할 때다. 중소기업의 보호와 유지에만 치우친 정책으로는 좀비기업만 양산해 오히려 열심히 기술 개발하는 기업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보다 시장을 통한 진출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창업가는 대부분 한두 번 창업에 실패한 사람이다. 실패한 사람도 두 번 세 번 재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벤처 생태계가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