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행성, 같은 하늘-시간에 관찰… 내년 초 극지방 오로라 관측 늘어
3월 3일 개기월식 땐 ‘블러드 문’
10월 4일 토성 고리 관측도 가능
12월엔 ‘슈퍼문 크리스마스이브’
내년 2월 말 수성, 금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지구의 공전궤도면인 황도를 따라 줄지어 보이는 ‘행성 퍼레이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은 6개 행성의 모습을 나타낸 가상의 이미지. 왼쪽부터 수성(Mercury), 금성(Venus), 목성(Jupiter), 토성(Saturn), 천왕성(Uranus), 해왕성(Neptune). 게티이미지뱅크
2026년 새해는 어느 때보다 전 세계적으로 흥미로운 천문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월은 오로라를 쉽게 볼 수 있는 ‘최적기’이며 2월에는 태양계 6개 행성이 같은 밤 지평선에 한 번에 떠 있는 장관을 관측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보기 힘든 한국에서도 내년 3월 정월대보름 밤에 개기월식을 볼 수 있고, 9월에는 지구에서 약 43억 km 떨어져 있는 해왕성을 가장 잘 관측할 수 있다. 두 번의 슈퍼문도 만난다.
먼저 새해 1월은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는 최적기다. 약 11년 주기로 찾아오는 태양활동 극대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활동 극대기에는 태양 표면의 흑점 수가 증가하고 강력한 태양 폭발와 거대한 규모의 플라스마를 분출하는 코로나 질량 방출(CME)이 잦아진다.
이때 방출된 고에너지 입자들이 지구 자기장과 상호작용하면서 빛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발생한 빛은 곧 지구의 밤하늘을 물들이는 오로라로 나타나 내년 초 극지방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날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월 내내 목성이 밝게 빛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목성이 지구 기준으로 태양의 정확히 반대편에 오는 때인 ‘충’이 되는 시기여서다. 충이 되면 행성은 해질 무렵 동쪽 하늘에서 떠서 새벽녘 서쪽 하늘로 져 밤새 하늘에 떠 있다. 지구와의 거리가 짧아 평소보다 밝고 선명하게 보인다.
한국 시간으로 9월 25일, 10월 4일은 해왕성과 토성이 각각 충이 되는 시기다. 이때 작은 망원경으로도 밤새도록 토성과 토성의 고리까지 관측할 수 있다. 해왕성은 지구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중대형 망원경을 이용해야 보인다.
2월 말에는 수성, 금성, 해왕성, 토성, 천왕성, 목성 등 6개의 태양계 행성이 같은 시기, 같은 하늘에 떠 있는 ‘행성 퍼레이드’를 볼 수 있다. 행성은 모두 태양 주위를 돌지만 도는 속도가 서로 다르며 지구도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여러 행성을 동시에 관측하기는 쉽지 않다. 행성 퍼레이드에서 행성은 태양이 하늘에서 이동하는 경로이자 지구의 공전궤도면인 ‘황도’를 따라 줄지어 보인다.
2월 말 일몰 무렵이 행성 퍼레이드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지만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보기 어렵다. 한국에서는 일몰 직후 일부 행성이 서쪽 하늘에서 지평선과 아주 가까운 위치에 떠 있어 대기 산란이 심해 모든 행성을 동시에 관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행성 일부 관측만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는 6월 16일 저녁부터 18일 오후 8시 30분 정도까지 밤하늘에서 금성, 목성, 수성 그리고 달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내년 11월 24일과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슈퍼문’을 볼 수 있다. 지구에서 달의 크기가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달이 지구 주위를 타원 궤도로 공전하기 때문이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달이 커 보인다. 슈퍼문은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지점에서 떠올라 평소보다 약 14% 더 크고 30% 더 밝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3대 유성우라 불리는 1월 사분의자리 유성우, 8월 13일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12월 14일 쌍둥이자리 유성우도 예년처럼 관측 가능하다. 유성우는 소행성이나 혜성이 우주 공간에 남긴 부스러기가 지구 대기권과 충돌해 불타면서 별똥별이 비처럼 내리는 현상이다.
다만 1월 3일 밤부터 1월 4일 새벽까지 절정을 맞이하는 사분의자리 유성우의 경우 이날 뜨는 보름달 때문에 유성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보름달의 강한 달빛이 밤하늘을 밝히면서 밝기가 약한 유성의 빛을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밖에 4월 22일 거문고자리 유성우, 11월 17일 사자자리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다.
새해에는 전 세계 다양한 곳에서 여러 차례의 개기일식, 개기월식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스페인 북부, 발레아레스제도, 러시아,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등에서 8월 13일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달이 태양빛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은 2분 18초 동안 지속된다. 이때 달의 그림자가 한국을 지나가지 않아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는 위치에 놓여 한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없다.
3월 3일 북미·남미·아시아 일부에서 개기월식이 나타난다. 이날 한국에서는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월식이 오후 8시 4분에 시작된다. 달이 뜨기 전부터 월식이 진행돼 끝날 때까지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면서 더 어두워지고 붉은색으로 변해 ‘블러드 문(Blood Moon)’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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