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남녀 10명 중 7~8명 ‘男 집·女 혼수’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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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12일 1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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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때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라는 전통적 인식이 바뀌고 있다. 미혼남녀 10명 중 7명이 이 견해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1일 발표한 지난해 ‘전국 출산력 조사’ 에 따르면 20~44세 미혼남녀 2383명(남 1096명, 여 1287명) 중 미혼남 79%, 미혼녀 72.3%가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를 각각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찬성하지 않았다.

또 기혼여성(15~49세 9415명) 중 신혼집 마련 비용을 본인이 부담했다고 응답한 비중은 전체의 26.3%로,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1994년 이전에 결혼한 여성은 21.4%에 그쳤지만 2010~2015년에 결혼한 여성 중에선 30.8%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남편의 비용 부담은 85.2%~86.0%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남편의 일은 돈 버는 것이고, 아내의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라는 관념도 달라졌다.미혼남성의 75.8%, 미혼여성의 81.8%는 ‘아내가 경력을 쌓기보다 남편이 경력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반대했다.

여성의 고학력화와 양성평등 문화 등으로 남녀의 수입 차이가 줄어든 상황에서 여성에게 보조적 역할을 강조하는 전통적 가치관이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결혼해도 자녀를 갖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에는 미혼남성은 47.4%로 절반 이하만 찬성했지만, 미혼여성은 60.9%가 찬성했다. 이는 여성의 자녀 양육 부담이 더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과거에는 신혼집 마련을 남성만의 책무로 여겼다면 최근에는 여성은 물론 친정까지 부담을 같이 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주거비용의 지속적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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