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임영주 칼럼) 보육교사의 상담은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보여줘야

  • 입력 2015년 3월 16일 17시 00분


지난 26일, 충남육아종합지원센터 초청으로 공주시에서 충청남도 내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학부모와의 성공적인 상담기법’에 대한 강연을 했다.

강연장에 모인 보육교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연에 집중했고 강연이 끝난 후에도 쉬 자리를 뜨지 못하고 많은 질문과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강사의 책을 미리 구입해서 사인을 받는 교사도 있었고 어린이집 교사로서의 자부심과 꿈이 생겼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강연 부제는 ‘상담은 사랑입니다’였다.

COLUMMIST 임영주


감시가 아닌 관심으로 받아들여야

필자는 강연을 통해 어린이집 폭행 사건 이후 사기가 저하된 보육교사들에게 사고의 전환과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 온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보살펴온 보육교사들조차 부모들과 얼굴 마주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실정이다.

사회적인 공분이 크고 경찰이 어린이집 전수조사를 나오는 상황에서 보육현장이 위축되지 않기란 힘들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정상적인 교육활동에까지 지장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교사가 위축되면 교육이 위축된다. 유아기는 어느 시기보다 교사의 영향이 큰 시기이다.

웃음과 함께 교육적인 소명까지 잃어가는 교사들에게 우리의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필자는 보육교사들에게 이러한 사회적인 ‘관심’ 이후에는 분명 당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사실을 전하려 노력했다. 비록 현재는 직업적인 자괴감도 들고 상심도 크겠지만, 이를 통해 직업적 인정을 받을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하자.

대통령도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시대이며,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고충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관심이 생겨났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시대에 선생님으로서 아이의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러니 교사 스스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 CCTV가 교사의 자유를 억압하고 감시하는 수단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진심을 다하는 교사의 억울한 부분을 설명할 소중한 자료가 된다고 생각하자. 어린이집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차가워졌다고만 느끼지 말고 ‘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의 아이들은 여전히 교사들을 의지하고 사랑한다. 보육공포와 불안이 커진 만큼, 부모들이 더 믿고 의지하게 되는 사람 역시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자녀들을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보살펴주는 교사들이 얼마나 고맙겠는가.

진정한 상담의 대상은 ‘부모’가 아닌 ‘아이’

이날 강연에서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적인 상담기법’ 이전에 “상담 대상인 아이에 대한 교사의 사랑과 관심이 가장 훌륭한 상담의 기본임”을 역설할 때 강연을 듣는 교사들의 눈빛은 반짝였다.

평소 아이에게 진정으로 관심을 가진 교사라면, 설령 내 아이가 친구와 다퉈 상처가 생겨도 부모는 교사를 탓하기 전에 진심으로 위로하는 것을 현장에서 익히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보육교사의 상담이 향하는 곳은 ‘부모’가 아닌 ‘아이’여야 한다. 부모와 테이블을 마주해서 나누는 20~30분간의 대화가 상담의 전부가 아니다. 진정으로 아이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교사라면 부모와의 상담은 진실 되고 솔직한 태도로 마주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아이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교사는 언어와 눈짓, 손짓에서도 보인다. 보육교사는 항상 ‘스타’라는 생각을 가지고 언제, 어디서든 몸가짐과 언어사용에 각별히 주의하고 이미지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진정한 상담은 아이를 잘 돌보고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강연 부제가 ‘상담은 사랑입니다’라는 이유다.

상담의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하다면 ‘메러비언의 의사소통의 3요소’를 기억하자. 메러비언은 의사소통의 세 가지 기본요소로 콘텐츠는 7%, 그 밖의 비언어적인 어투, 태도, 몸짓 등이 93%임을 얘기했다.

그리고 억양이나 신체언어와 같은 비언어적 메시지가 의사소통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비언어적 표현의 중요성은 유아기의 아이들에게 더욱 크다. 아이에게 신체적인 학대를 가하지 않더라도, ‘분노’, ‘공포’, ‘적대감’, ‘스트레스’ 등을 간접적으로 표출하는 것 역시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인데 이 모두가 비언어적 요소 아닌가.

실제, 영유아기에는 정서적인 학대와 방임이 신체적인 학대보다 더 빈번히 일어날 수 있는 폭력의 형태이다. 보육교사로서 가장 우선되는 자질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상태를 조절하는 것이다.

또한, 스킨십은 유아기 아이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교육적 수단이므로, 방임이나 폭력이 아닌 사랑의 마음으로 아이를 감싸 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아이와의 대화는 ‘사랑’이라는 것만큼 명확한 해답이 없다. 교사의 상담은 부모로부터 아이의 정보를 들은 다음 교육활동에 참고하는 것이며 교사의 아이에 대한 사랑을 부모에게 보여주는 시간이다.


제2의 부모라는 마음으로

유아기의 기억은 한 사람의 평생을 좌우한다. 우리가 행복하고 평온했던 기억을 떠올려 본다면, 어릴 적 부모가 사랑으로 감싸주던 추억들이 한둘씩은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보육교사가 그러한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므로 보육교사는 단순히 영·유아를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사로서가 아닌, 제2의 부모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교사와 부모가 다르지 않은 것이다. 보육교사가 하는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채색되어 아이들의 미래를 밝게도 어둡게도 할 수 있다.

더불어 부모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학부모들은 아이를 맞이하는 원장과 교사의 표정이 밝고 환한지를 눈여겨보고, 상담 시에도 교육적 마인드를 확인하기 위해 원장과 교사의 언어와 태도를 살펴보기 마련이다.

그러니 이럴 때일수록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은 움츠러들고 심각한 표정을 짓기보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더 환한 웃음과 인사를 건네자. 교사의 불안은 아이에게 쉽게 전이되므로 언제나 밝고 의연한 교사의 모습을 보여주자.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아이를 사랑하는 교사여야 아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 있는 교사라면 알 것이다. 그런 교사야말로 아이의 부모와 상담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이다. 그리고 잊지 말자.

어린이집 폭행 사건으로 공분할 때 따뜻한 격려 문자를 보내준 학부모들의 무한 신뢰, 그 신뢰에 대한 보답을 아이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부모와의 상담을 성공적으로 하고 싶은 교사라면 명심하자.

학부모와의 성공적인 상담기법은 아이에 대한 사랑이 기본이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