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

  • 입력 2014년 12월 15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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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음악계를 사로잡은 최고의 여성 사진작가 린다 매카트니의 대규모 회고전이 지난 11월 6일부터 내년 4월 26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열린다.

비틀즈, 에릭 클랩튼, 롤링 스톤즈, 도어즈 등 전설의 뮤지션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기록한 그녀의 사진은 피사체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안의 솔직한 감정을 이끌어낸 이미지로 주목받아왔다. 관람객들은 화려한 삶 속에서도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소중하게 여겨왔던 린다의 진심 어린 기록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EDITOR 곽은영 COOPERATION 대림미술관


롤링 스톤즈에서 비틀즈까지

대중문화를 이끌어 온 잡지 롤링 스톤)>의 커버에 사진을 장식한 최초의 여성 사진작가 린다 매카트니는 도어즈(The Doors)에서 비틀즈(The Beatles)에 이르기까지 음악계 최고의 아이콘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들을 포착한 사진작가로 인정받아왔다.

그녀는 사진작업 뿐만 아니라 영화와 음악작업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활동했고, 출판과 방송을 통해 채식주의와 동물권리보호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시대의 새로운 여성상으로 주목받았다.

비틀즈의 멤버이자 남편이었던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그리고 그녀의 딸인 메리 매카트니(Mary McCartney)와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가 전시 기획에 참여해 더욱 의미를 더하는 이번 한국 전시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은 다양한 섹션으로 기획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린다의 대표작인 세기의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담아낸 ‘1960년대 연대기
(Chronicler of the Sixties)’와 매카트니 가족의 삶의 기록을 담아낸 ‘가족의 일상(Family Life)’이 공개된다.

또 워커 에반스(Walker Evans)와 같은 미국의 스트리트 포토그래피(Street photography)에서 영향을 받은 ‘사회에 대한 시선(Social Commentary)’과 그녀와 특별한 친분을 유지했던 아티스트들이 바라본 그녀의 모습을 담은 ‘린다의 초상화(Portrait of Linda)’ 등 200여 점의 사진 작품이 한 자리에서 소개된다.

이와 함께 린다와 사진 작업을 함께해온 아티스트들이 전하는 비하인드 스토리와 그녀가 참여했던 레코드, 인터뷰, 다양한 사진실험기법 등 기존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콘텐츠가 함께 전시된다.

음악과 사회운동에 대한 열정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 속에 담긴 음악에 대한 열정과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 그리고 끊임없는 예술적인 시도들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많은 사진가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그녀는 존경했던 사진작가들의 영향을 받아 전통 사진 기법을 이용한 수작업 프린트를 만들었고, 순간을 포착하는 스냅 사진의 미학, 컬러 사진과 폴라로이드 사진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사진 스타일을 완성했다.

린다의 사진은 초현실주의적인 특징과 유머를 담고 있고,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특유의 따뜻함으로 담고 있다.

폴 매카트니와 결혼한 이후, 그녀는 사진작업뿐만 아니라 영화와 음악작업 등의 창작활동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영역과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폴 매카트니와 듀엣으로 발표한 앨범 ‘RAM’을 통해 대중들에게 공식적으로 음악성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밴드 윙스(Wings)의 키보드 연주자이자 보컬리스트로서 활약하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한 예술적 활동을 선보였다.

1989년부터는 채식주의 라이프스타일을 홍보하고 동물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열정을 쏟았는데, 첫 번째로 발표한 채식주의 요리책 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린다는 1998년 유방암으로 사망하기 직전까지도 사진작가로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였으며, 그녀의 작품은 뉴욕 국제 사진 센터(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New York),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을 비롯한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되었다.

인정받는 사진작가로서만이 아니라 사회 활동가이자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아온 그녀의 모습은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 특별한 울림을 전하며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행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할 것이다.

데이지 들판 속에 서 있는 말Lucky Spot in Daisy Field, Sussex ⓒ 1985 Paul McCartney Photographer: Linda McCartney
데이지 들판 속에 서 있는 말
Lucky Spot in Daisy Field, Sussex ⓒ 1985 Paul McCartney Photographer: Linda McCartney

폴 매카트니가 스코틀랜드의 목장에서 딸 메리, 헤더와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Mary, Paul and Heather, Scotland ⓒ 1970 Paul McCartne Photographer: Linda McCartney
폴 매카트니가 스코틀랜드의 목장에서 딸 메리, 헤더와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Mary, Paul and Heather, Scotland ⓒ 1970 Paul McCartne
Photographer: Linda McCartney


폴 메카트니(Paul McCartney) 인터뷰

Q1. 사진작가로서 린다의 특별한 능력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미 핸드릭스가 하품하는 순간을 찍은 멋진 사진이 있다.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아서 피곤한 상태였는데도 훌륭한 작품으로 나왔다. 다른 사진작가였다면 지미가 하품을 한 후 포즈를 다시 잡을 때까지 기다렸을 것이다.

하품하는 순간의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Experience, London ⓒ 1967 Paul McCartneyPhotographer: Linda McCartney
하품하는 순간의 지미 헨드릭스
Jimi Hendrix Experience, London ⓒ 1967 Paul McCartney
Photographer: Linda McCartney

그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하지만 린다는 그들과 다른 것을 찾고 있었고, 최고의 순간을 포착해 사진을 찍었다.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화이트 앨범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존 레논과 나를 찍은 멋진 사진도 있다.

내가 이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 중 아무도 사진 찍는 사람을 의식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존과 내가 그 당시 얼마나 즐기면서 작업했는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린다는 배경 속으로 숨어들어 아무도 모르게 사진을 찍었다. 나는 바로 이것이 그녀가 작가로서 가진 위대한 재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린다는 그녀만의 감수성을 다른 작품에서도 담아냈다. 갓난아기나, 스코틀랜드로 차를 몰고 가는 모습, 농장에서 양떼와 있는 장면, 시골 풍경 등 그녀는 어떤 순간이든 그 안에 담긴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그것이 린다가 갖고 있던 위대한 재능이다.

Q2. 당신에게 감동을 준 특별한 사진이 있는가? 린다의 작품은 가족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운전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백미러를 통해서 찍은 사진이 있다. 대다수 사람은 나를 찍은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사진 속 내 눈
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런던의 버스와 같은 주변 사물들이 같이 보인다. 인물과 풍경을 함께 담았음에도 이 모든 것이 선명히 보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사진에 대해서 나도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9인치 정도 떨어진 백미러가 버스와 같이 선명히 보인다는 건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그녀는 현명하고 직관적인 작가다. 이것이 이번 한국 전시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 중 하나이고, 전시를 보는 관객들도 그녀의 그러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딸 스텔라, 아들 제임스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폴 매카트니
Paul, Stella and Jam
es, Scotland © 1982 Paul McCartney Photographer: Linda McCartney

결혼 전 린다 매카트니와 폴 매카트니
Paul and Linda, London © 1968 Paul McCartney
Photographer: Lind
a McCartney

Q3. 인정받는 사진작가, 사회활동가, 그리고 헌신적인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린다는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의 삶을 살았다. 그녀의 삶이 이 시대의 젊은 여성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린다는 스스로 지나치게 심각하기보다는 유쾌한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뉴욕에 살면서 생계를 위해 사진을 찍었지만, 그녀가 사진 찍는 것을 직업으로 생각한 적은 없었다.

타운 앤 컨트리(Tow
n and Country)라는 잡지사에서 일하던 어느 날 누군가로부터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의 사진을 찍어 달라는 요청이 잡지사에 들어왔는데, 마침 롤링 스톤즈를 아는 사람이 그녀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제안을 받고 촬영하러 가게 된 것이 직업 사진가로서 그녀의 첫 작업이었다. 그날 그녀는 선상에서 미크(Mick)와 그 일행, 키스(Keith)와 브라이언(Brian)의 멋진 사진을 찍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롤링 스톤> 잡지가 발행된 해의 첫 번째 전속 사진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린다는 그렇게 시대를 앞서나간 개척자의 삶을 살았기에 내 딸을 포함한 젊은 여성들의 롤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기간 2014년 11월 6일~
2015년 4월 26일(월요일 휴관)
시간 전일 오전 10시~오후 6시(목, 토요
일 오후 8시까지 야간개관)
장소 대림미술관
주최 대림미술관, Linda Enterprises Limited
관람료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초등학생 2,000원
문의 02-720-0667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취재 곽은영 기자(www.egih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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