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레시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수께끼, ‘딕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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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1일 2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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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이나 건전한 놀이를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찾는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모두의 마블'이 성공함에 따라, IT/게임 업계에서도 교육 서비스나 게임으로 활용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매주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몽환적인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심리 퀴즈, ‘딕싯’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짐승은?”

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정답은 ‘사람’이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는 사람의 인생(아침: 걸음마를 하기 전 아기, 저녁: 지팡이를 짚은 노인)을 걷는 모습에 비유해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보드게임 중에서도 수수께끼를 제시하고 맞추는 게임이 있는데, 바로 ‘딕싯(Dixit)’이다. 딕싯은 그림 카드를 이용해 이를 설명하는 수수께끼를 내고 정답을 맞추는 보드게임이다. 2008년 발매됐으며,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각국의 각종 게임상을 독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딕싯에는 84장의 그림 카드가 있다. 각 카드에는 동화적인 상상력이 샘솟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해당 카드는 보는 이의 상상력이나 마음 상태에 따라 각자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각 플레이어들은 그림 카드를 여섯 장씩 손에 들고 게임을 시작한다.

모든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면서 이야기꾼(storyteller)이 된다. 이야기꾼은 자신이 갖고 있는 여섯 장의 카드 중 한 장을 골라 그 그림을 설명하는 수수께끼를 낸다. 이야기꾼 이외의 플레이어들은 그 수수께끼의 정답이 될 만한 카드를 자기 손에서 각자 한 장씩 골라 이야기꾼에게 비공개로 전달한다.

이야기꾼은 이들 카드를 잘 섞은 뒤 모두 공개한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여러 카드들 중 이야기꾼이 골랐던 카드를 찾아야 한다. ‘이야기꾼이 무슨 생각으로 어떤 카드를 저렇게 설명했는지’ 고민해야 하는 것. 수수께끼가 너무 쉬워서 모두 다 정답을 맞추거나, 너무 어려워서 아무도 정답을 맞추지 못한다면 이야기꾼은 혼자 점수를 얻을 수 없다. 즉, 누구는 맞추고 누구는 못 맞추도록 적당하게 설명해야 한다.

플레이어들은 카드에 있는 그림을 신중하게 관찰해야 한다. 이야기꾼은 그림의 어떤 한 부분에 초점을 둘 수도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에둘러서 표현했을 수도 있다. 적어도 있는 그대로 설명을 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곰인형과 등을 대고 있는데 곰인형이 울어요”라고 있는 그대로 설명하면 누구나 정답을 맞힐 것이다. 그러니 “넌 혼자가 아니야”, “외로움” 등으로 함축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한편, 이야기꾼이 아닌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가진 카드들 중 이야기꾼의 설명에 가장 유사한 이미지를 가진 카드를 내는 것이 좋다. 자신이 낸 카드를 정답이라고 선택한 플레이어들의 수만큼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꾼이 낸 정답을 찾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카드를 선택하도록 고심하다 보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게임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게임을 연속으로 해 보면 상대방의 생각과 심리가 어떠한지도 짐작해 볼 수 있으니,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면 딕싯을 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어떨까.

상상하고 표현하라, 그리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라

사실, 감성적인 게임을 할 때는 ‘어떻게 객관적으로 배점을 하고 승자를 낼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개개인의 상상력을 두고 객관적으로 잘잘못을 따질 수 없기 때문이다.

딕싯이 나오기 약 15년 전에 발매된 이야기 만들기 카드게임 ‘옛날 옛적에(Once upon a time)’는 ‘플레이어들이 이야기의 흐름과 결말에 수긍할 수 있으면’ 점수를 인정하는 애매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영어 단어 연결하기 게임 ‘애플 투 애플(Apples to Apples)’은 형용사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그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명사 카드를 자기 기준대로 고르는 것으로 승패를 좌우했다. 이런 방식은 때때로 플레이어들이 납득하지 못하면서 얼버무리기 식으로 승자가 결정된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딕싯은 주관에 의존하는 고무줄식 배점 방식에서 벗어났다. 이야기꾼이 낸 카드가 정답이기 때문에 승패가 뚜렷하고 점수에 이견이 생길 수 없다. 주관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게임에 객관적인 정답과 오답이 존재한다는 것은, 감성형 보드게임 딕싯의 가장 큰 장점이다.


빼어난 디자인 역시 딕싯만의 특징이다. 게임 방식이 호전적이지 않은데다 카드 그림이 예쁘다 보니 여성들의 호응도가 높다. 게임 일러스트를 담당한 사람은 프랑스 출신의 화가 마리 까르두아(Marie Cardouat). 딕싯의 전세계적인 열기와 함께 지난 2010년에는 우리나라에 내한해 초청전도 열었다.


딕싯은 3~6명이 즐길 수 있으며, 다수가 즐겼을 때 더욱 흥미진진하다. ‘딕싯 오디세이(Dixit Odyssey)’를 이용하면 최대 12인까지 플레이할 수 있다.

치열한 두뇌싸움 플레이의 압박에서 벗어나,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고 따뜻하게 어울리길 원한다면 ‘딕싯’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수께끼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글 / 코리아보드게임즈 현 수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코리아보드게임즈(대표 정영훈, http://www.koreaboardgames.com)는 보드게임 퍼블리싱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1위 보드게임 기업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보드게임 3,000여 종을 유통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보드게임 커뮤니티 divedice.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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