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삼성서울병원 교수팀, 국내 첫 비용효과성 연구 발표
당뇨는 안정적 혈당 유지가 관건
자가 측정은 ‘특정 시점’만 확인… CGM은 24시간 혈당 변화 추적
저혈당 발생 시간 등 파악 도움… 안과-심장 합병증 등 크게 감소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집중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2형 당뇨병 환자는 고위험군임에도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당뇨병 환자 대부분은 경구 혈당강하제로 혈당을 조절하지만 질환이 진행되면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적지 않다. 특히 하루 여러 차례 인슐린을 투여하는 집중 인슐린 치료 환자는 혈당 변동성이 크고 저혈당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정교한 관리가 필요한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이들 환자는 식사와 운동, 수면, 인슐린 투여 시점 등에 따라 혈당이 크게 변할 수 있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혈당 반응이 달라질 수 있고 야간 저혈당과 같은 위험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신경병증 등 당뇨병 합병증 위험도 크다.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CGM)가 혈당 관리의 새로운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특정 시점의 혈당만 확인하는 자가 혈당 측정과 달리 하루 24시간 혈당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집중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CGM이 임상적 효과뿐 아니라 비용효과성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를 만나 집중 인슐린 치료 환자의 혈당 관리와 CGM의 역할에 대해 들었다.
―집중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왜 혈당 관리가 더 어려운가.
“이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인슐린 분비 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상태다. 혈당 변동성이 크고 저혈당 위험도 크다. 인슐린 용량과 식사, 운동, 수면 등 여러 요소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같은 식사와 활동을 하더라도 그날의 신체 상태에 따라 혈당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혈당 변동성과 저혈당이 왜 중요한 문제인가.
“당뇨병 관리에서는 당화혈색소도 중요하지만 혈당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집중 인슐린 치료 환자는 고혈당뿐 아니라 저혈당 위험에도 지속해서 노출돼 있다. 야간 저혈당이나 저혈당 인지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본인이 위험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저혈당 경험은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치료 순응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 자가 혈당 측정의 한계는 무엇인가.
“자가 혈당 측정은 특정 시점의 혈당을 확인하는 데는 유용하다. 하지만 하루 동안 혈당이 어떤 방향으로 변하는지, 언제 상승하고 하강하는지 보여주지는 못한다. 특히 야간 저혈당이나 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처럼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다. 집중 인슐린 치료 환자는 혈당 수치뿐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어떤 점이 다른가.
“CGM은 하루 24시간 혈당 변화 추이를 연속적으로 보여준다. 환자는 저혈당과 고혈당 위험을 빨리 인지할 수 있고 식사나 운동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의료진 역시 실제 생활 속 혈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슐린 용량과 치료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조정할 수 있다.”
―실제 치료 현장에서 어떤 도움이 되나.
“집중 인슐린 치료 환자는 특정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저혈당이 발생하는지, 식후 혈당이 얼마나 상승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CGM은 이러한 패턴을 보여준다. 문제 발생 후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 신호를 미리 발견하고 예방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발표한 국내 비용효과성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동안 CGM의 임상적 효과는 충분히 입증돼 있었다. 하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경제적 가치에 대한 근거도 필요했다. 연구 결과 CGM 사용군은 자가 혈당 측정군보다 삶의 질 보정 생존 연수가 0.683 증가했고 비용 대비 효과도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수준으로 분석됐다. 임상적 가치뿐 아니라 보건 경제적 가치도 확인한 셈이다.”
―합병증 예방 효과도 확인됐다고 들었다.
“연구 모형화 결과 1000명의 환자를 기준으로 안과 합병증은 153건, 신장 합병증은 117건, 신경병증과 당뇨발 관련 합병증은 66건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심혈관계 합병증도 28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안정적인 혈당 관리가 장기적인 건강 결과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응급실 방문과 입원 감소 효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중증 저혈당이나 고혈당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과 입원은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다. 연구에서는 CGM 사용 시 응급실 방문과 입원이 1000명당 1147건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단순히 혈당 수치 개선을 넘어 환자의 안전성과 의료 자원 활용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다.”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집중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2형 당뇨병 환자는 고위험군임에도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CGM 보급 확대도 중요하지만 기기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환자가 데이터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앞으로 당뇨병 관리는 더욱 개인화되고 데이터 기반의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당뇨병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혈당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다. 앞으로는 혈당을 측정하는 시대를 넘어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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