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AI 빗장 건 미국…“이래서 소버린 AI 필요” 각국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15일 14시 39분


美, 앤스로픽 미토스 등 외국인 사용 차단
캐나다 총리 “대안 넓히지 않으면 안돼”
유럽 정치권도 “주권은 대포 아닌 코드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14일(현지 시각) 아일랜드 웨스트포트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14일(현지 시각) 아일랜드 웨스트포트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최신 모델인 ‘페이블 5’와 ‘미토스 5’의 수출을 제한해 외국인 사용을 전격 차단하면서 전 세계에 ‘AI 주권(소버린 AI)’ 논쟁이 불붙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일랜드를 방문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4일 취재진과 만나 “이번 앤스로픽 사태는 특정 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닥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준다”며 “교훈을 새기지 않고 대안을 넓히지 않는다면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그는 이번 사태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은행 간 연쇄 부실에 빗대며 소수 독점 모델에 기대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유럽 정치권도 경각심을 드러냈다. AP 통신과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총리를 지낸 에두아르 필리프 르아브르 시장은 성명에서 “미국 정부가 비(非)미국인의 접근을 차단한 것은 AI 발전을 자국의 권력 논리에 종속시키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영국의 톰 터겐핫 하원의원(전 안보장관)도 “이제 국가의 주권은 대포(cannons)가 아니라 코드(code)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외산 AI 의존의 위험이 드러나면서 각국의 AI 자립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영국에서는 통신사 BT, 금융그룹 HSBC, 방산기업 BAE시스템즈 등이 현지 스타트업과 손잡고 미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초거대 AI 모델 구축에 나섰다. 인도에서도 연간 50억 달러(7조 5000억 원) 규모의 ‘소버린 AI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는 정·재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역시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외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는 국산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선도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편 G7 정상회의 기간인 17일에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실리콘밸리 경영진과 G7 정상 간 오찬 회동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수출 제한으로 촉발된 ‘AI 공급망 불안’과 의존성 분산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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