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는 규제 혁신을 통해 국가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규제는 산업을 보호하고 시장 질서를 지키는 순기능이 있지만, 지나치게 촘촘하거나 복잡하면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대한민국은 제정된 법률 1600여 개와 1만 개가 넘는 행정규칙이 복잡하게 얽혔다. 정부 부처 고시와 훈령, 예규, 조례 등을 더하면 규제 범위는 가늠하기 어렵다. 산업계 관계자, 기업 컴플라이언스(법령·규정 준수 경영) 담당자,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방대한 규제의 숲에서 저마다 출구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규제가 매번 달라진다는 점이다. 국회에서는 해마다 수천 건의 법률안이 발의되고, 행정부 차원에서도 수없이 많은 시행령과 고시가 개정된다. 기업이 규제 변화의 흐름을 놓치면 법령 위반이 되고, 정부 입장에서는 규제의 중복이나 충돌을 파악하지 못한 채 새 규제를 얹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로 규제 혁신에 나섰다. 불필요한 규제 장벽을 과감히 걷어 민간 시장의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청사진 아래, 부처 이기주의에 갇혀 방치된 조항들을 혁파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대통령 중심으로 구축된 규제 혁신 추진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대통령과 총리가 의장·부의장을 맡는 규제 혁신 전략회의를 정점에 두고, 200여 명의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추진단이 덩어리 규제를 집중 발굴·개선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규제 묶음을 통째로 고치겠다는 발상으로 개별 조항 개정보다 훨씬 넓은 시야에서 규제를 바라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요한 건 규제를 혁신하려면 수많은 법령과 규정들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규제 지형도를 정확히 그려야 제대로 된 혁신도 가능하지만, 방대한 규제 관련 자료를 사람이 하나씩 찾아 분석하는 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법령과 규정 분석에 최적화한 규제 기술(RegTech) 기업이 주목받는다. AI 기반 법령·규제 자동 분석 체계를 구축한 딥테크 기업, 씨지인사이드도 그 중 하나다.
규제 혁신을 위해 AI가 나선다
정부의 강한 규제 개혁 의지에도 불구하고, 산업 현장은 여러 규제에 골머리를 앓는다. 수십 년간 겹겹이 쌓인 법령이 거미줄처럼 얽혀 기술 융합과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는 상황이다. 가령 핀테크 금융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되려면 은행법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인정보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외에 상황에 따라 지자체 조례까지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흩어진 수많은 규제들을 사람이 일일이 찾아내고 그 숨은 뜻을 해석하며 상충 여부까지 완벽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게 규제 기술이다. 규제 기술은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골치 아픈 법률·규제 관련 업무를 자동화하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지면서 시장은 고속 성장 중이다. 인공지능·머신러닝 플랫폼 기업 클리어아이.ai(Claereye.ai)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규제 기술 시장은 2025년 160억 달러(약 23조 6432억 원) 규모에서 2032년에는 620억 달러(약 91조 6174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복잡한 규제, 법령 관련 업무를 자동화해 효율성을 높이는 규제 기술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 출처=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규제에 민감한 글로벌 기업은 이미 규제 기술을 도입해 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글로벌 금융 기업 바클레이즈(Barclays)는 AI 기반 분석을 활용해 규제 문서 처리 시간을 며칠에서 수 분으로 단축했고, HSBC는 머신러닝 플랫폼으로 오탐지 경보를 60% 줄였다. 디지털 자산, 탈중앙화 금융(DeFi), 비대면 플랫폼 등 산업군에서는 이미 규제 기술을 도입해 규제 위험을 통제한다.
규제 기술의 정부 도입 사례도 존재한다. 영국은 복잡다단한 금융 감시 체계를 간소화하고자 일찌감치 AI 모델을 접목해 왔다. 아랍에미리트(UAE)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외 여러 선진국도 다양한 규제 환경에 맞춘 법령 준수 절차의 디지털화를 진행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AI를 통한 규제 거버넌스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언어모델(LLM)과 같은 자연어 처리 기반 AI 시스템이 규제의 초안 작성, 규정 간 중복·충돌 탐지부터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전반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짚었다.
AI가 규제 분석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언어 처리 능력 때문이다. 법령이나 규제 문서는 문자(텍스트)로 구성됐다. AI는 규제 관련 문서를 해석하고 분석해 특정 조항이 어떤 산업에 어느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기존 규정과 충돌하거나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 변경 이력은 어떻게 되는지 파악한다. AI가 규제 지형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니 빠른 규제 혁신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기술이 규제 환경의 복잡성을 따라잡는 속도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하지만 AI 기술을 대한민국 정부 환경에 어떻게 맞춰 구현하느냐는 또 다른 과제다.
규제의 형태를 이해해야 혁신도 가능하다
대한민국은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 행정규칙, 고시, 조례 등 규제 정보가 파편화됐다. 중앙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 기관마다 정보를 관리하는 구조다. 거기다 규제는 수시로 개정되기에 통합 파악이 어렵다. 따라서 규제 혁신에 AI를 활용하려면 규제를 제대로 분석할 기술과 노하우가 전제되어야 한다.
AI가 규제와 법령을 파악하고 분석하려면 크게 수집, 구조화, 분석 등 세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정보 수집이다. AI가 법령정보센터, 규제정보포털 등 공공 기관 내 데이터 센터에서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 행정규칙, 고시 등 모든 형태의 규제 데이터를 끌어모은다.
수집한 정보는 조항 단위로 쪼개고 분류 체계에 따라 정렬하는 구조화 과정을 거친다. 적용 산업, 소관 부처, 해당 지역 등 다양한 기준으로 정리하면 규제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규제가 산업과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 중복 규제, 법령 우선순위까지 AI가 자동으로 분석한다. 이후 필요에 따라 규제를 검색하고 대응하면 된다.
하지만 AI가 규제 혁신에 필요한 기술이라 해도 현장에서 제 역할을 못 하면 의미가 없다. 아울러 공공 기관은 기업 못지않게 데이터 보안이 필수다. 공공 기관의 환경에 맞는 AI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컴플라이언스 기반 AI 기술 스타트업 씨지인사이드가 주목받는 이유다.
“규제·법령 분석에 최적화된 AI” 씨지인사이드가 주목받는 이유
씨지인사이드는 검색증강생성(RAG)과 테이블증강생성(TAG)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Hybrid AI) 설계로 법령 텍스트와 재정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한다. RAG는 보고서나 문서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TAG는 예산서나 통계 같은 정형 데이터를 각각 분석하는 데 쓴다. 약 10억 건에 달하는 법령, 규제 데이터를 학습해 환각 현상 없이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며, 정확한 출처 제시를 통해 기존 생성형 AI 서비스와 차별화했다.
씨지인사이드는 매일 대량으로 쏟아지는 규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정제·구조화하고, 신설·개정 조문과 세부 변경 이력을 정밀 분석하는 독자적인 AI 기반 규제 분석 엔진을 보유했다. 이 엔진은 검색·분류 외에 각 법령 조문의 규제 성격과 정책적 맥락을 심층 해석해 포지티브형 규제인지, 네거티브형 규제인지, 의무이행형 규정인지 판별한다. 나아가 규제의 영향 정도와 대상, 적용 범위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결과를 구조화된 보고서 형태로 자동 생성하는 차세대 규제 인텔리전스 기술을 구현했다.
내규 기반 법령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의 주 화면 / 출처=씨지인사이드
씨지인사이드의 규제 분석 AI는 공공기관과 금융권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법률안 모니터링 및 규제 영향 분석 AI 시스템을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 형태로 구독 중이다. IBK기업은행은 2025년, 1st Lab PoC(퍼스트랩 기술증명) 프로그램을 통해 내규·법령 매핑 기반 컴플라이언스 지원 AI 시스템을 온-프레미스(기업 내 시설 구축) 방식으로 구축했다. 규제 정보의 수집·분석부터 입법 동향 모니터링, 영향 분석, 내부통제, 컴플라이언스 지원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씨지인사이드의 기술은 이미 실전 능력을 검증받은 셈이다.
이 외에도 씨지인사이드는 기획재정부가 추진 중인 모두의 재정 플랫폼 AI 개편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됐다. 모두의 재정 플랫폼 개편 사업은 열린재정(중앙재정), 지방재정365, 지방교육재정알리미 등으로 분산된 재정 정보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묶고, AI 챗봇과 맞춤형 정보 제공 서비스를 더하는 공공 프로젝트다. 국민 누구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한 곳에서 쉽게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재정 투명성을 높이는 사업이기도 하다.
박선춘 씨지인사이드 대표는 모두의 재정 플랫폼 AI 개편사업에 선정된 배경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표(통계)와 보고서(텍스트)를 함께 다룰 수 있는 하이브리드 AI 기술력이다. 재정 데이터는 예산·결산 통계처럼 정형 데이터와 성과 보고서처럼 비정형 텍스트가 혼재한다. 이 둘을 동시에 처리하는 TAG+RAG 융합 기술이 요구에 맞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법규·재정 분야에 맞춤화된 버티컬 AI(산업 특화 언어모델)를 보유한 점이다. 범용 언어모델이 아닌 법률·재정 분석 환경에 최적화된 모델은 전문 문서 처리의 정확도를 높인다. 마지막으로 공공 기관과 금융 기관 현장에서 시스템을 운영하며 쌓아온 전문성이다. 범용 기술이 아니라 현장에서 검증된 경험이 신뢰를 얻었다는 이야기다.
씨지인사이드는 법률·규제·정책 특화 인공지능 서비스인 아이호퍼를 운영 중이다 / 출처=씨지인사이드
규제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규제 정보의 체계적 관리와 분석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이유다. 씨지인사이드는 공공·금융 시장에서 구축한 레퍼런스를 토대로 수요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박선춘 대표는 “규제 혁신은 규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씨지인사이드가 구축한 AI 기반 법령·규제 자동 분석 플랫폼이 국가 규제 혁신을 위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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