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넘어 행동으로” 바이탈릭스, AI 멀티 에이전트로 헬스케어 혁신 꿈꾼다 [과기대 딥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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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초기창업패키지 딥테크(AI·빅데이터) 분야 창업 기업을 지원합니다. IT동아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맞춤형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토대로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스마트워치는 심박수와 수면 시간을 기록한다. 건강 관리 앱은 칼로리를 계산하고, 걸음 수를 집계한다. 이러한 상황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디지털 헬스케어는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3년 2408억 5000만 달러(약 326조 7000억 원)로 평가됐다. 이후 연 21%가량씩 성장해 2033년에는 1조 6351억 1000만 달러(약 2219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실제 사용자의 건강 지표 개선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칼로리 전문 앱을 설치하고도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일부 전문가는 그 이유를 ‘데이터와 행동 사이의 단절’에서 찾는다. 수집된 데이터를 실천으로 옮겨줄 지능형 가이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안나는 AI 멀티 에이전트 협업 기반의 행동 유도형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바이탈릭스의 대표 서비스다 / 출처=바이탈릭스
이 지점에서 스타트업 바이탈릭스가 출발한다. 바이탈릭스는 멀티 에이전트 협업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행동 변화를 이끄는 AI 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10년간 소프트웨어 연구원으로 수많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설계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한 김민수 바이탈릭스 대표에게 기술력과 성장 전략, 그리고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기록이 아닌 행동, 헬스케어의 새로운 패러다임
2024년 설립된 바이탈릭스는 생명력을 의미하는 ‘바이탈(Vital)’과 ‘인공지능(AI)’, 그리고 연결 및 확장을 의미하는 ‘엑스(X)’를 결합해 지은 사명이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가 기록에만 치중된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김민수 대표는 바이탈릭스 창업 전 10년간 소프트웨어(SW) 연구원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설계했다. 당시 한 가지 모순을 발견했다.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가운데 정작 사용자의 건강 지표는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 김민수 대표는 “이 문제는 데이터를 실천으로 옮겨줄 지능형 가이드의 부재라고 생각했다”며 “컴퓨터공학적 지식과 헬스케어 도메인에서의 10년 경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창업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초개인화·리밸런싱 전략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 실현’
바이탈릭스의 대표 서비스인 ‘안나(ANNA)’는 AI 멀티 에이전트 협업 기반의 행동 유도형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운동 전문가, 영양 전문가, 심리 전문가, 논문 서치 에이전트, 콘텐츠 에이전트 등 개별 AI 에이전트들이 사용자 한 명을 위해 실시간으로 협업한다. 기존 AI가 단일적인 답변만 제공하는 것과 차별화를 꾀한다.
김민수 대표는 “안나 내부에는 각기 다른 임무를 수행하는 특화된 에이전트들이 실시간으로 협업하도록 설계했다”면서 구체적인 작동 방식을 소개했다. 우선 논문 및 콘텐츠 서치 에이전트는 최신 의학 논문과 검증된 헬스케어 콘텐츠를 분석해 근거 중심의 가이드를 생성하는 역할이다. 국가 건강 데이터 에이전트의 경우 공공기관의 건강 검진 결과나 국가 건강 가이드라인을 연동해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사용자 맥락 에이전트는 현재 위치, 날씨, 활동량, 기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가장 실천 가능한 제안을 해준다.
예를 들어 안나는 사용자의 수면 데이터가 좋지 않다면 영양 에이전트가 카페인 섭취 제한을 권고하고, 운동 에이전트가 가벼운 스트레칭을 제안하는 식의 유기적인 헬스케어가 이뤄진다. 즉 기존 헬스케어 앱이 정해진 계획을 강요했다면, 안나는 사용자의 현실에 맞춰 계획을 즉시 재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안나의 건강 리밸런싱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 출처=바이탈릭스 안나의 핵심 차별화 요소로 건강 리밸런싱 전략을 꼽을 수 있다. 사용자가 회식으로 계획했던 식단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AI는 이를 질책하는 대신 즉시 식단 리밸런싱을 가동한다. 다음 끼니의 영양소 구성을 자동으로 조정하거나 소화를 돕는 활동을 제안하는 등 현실적인 맞춤형 대안을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것. 이를 통해 사용자가 건강 관리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다.
김민수 대표는 “많은 사람이 건강 정보를 몰라서 지키는 못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실행 가능한 가이드가 없어서 포기하는 것”이라며 “바쁜 업무나 갑작스러운 회식으로 식단 계획이 틀어졌을 때 안나는 바로 유동적인 대안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벽한 계획보다 중도 포기 없는 지속 가능성을 만드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또 안나는 사용자가 쓸수록 똑똑해진다. 사용자의 식단 기록, 수면 패턴, 운동 반응도 등 모든 시계열 데이터를 누적해 개인화 건강 프로필을 구축하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단순히 일반적인 건강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특정 음식을 섭취했을 때 컨디션이 저하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메뉴를 추천하는 등 초개인화된 집중 관리까지 가능하다.
RAG 기술·전문 구성원으로 난관 극복, 신뢰성 확보
바이탈릭스가 안나를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다. 가장 큰 난관은 LLM(대규모 언어 모델)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환각(Hallucination) 개인화의 한계였다. 김민수 대표는 “건강 정보는 정확성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인 챗봇 방식으로는 신뢰를 얻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바이탈릭스는 RAG 기술과 전문 의료 지식 데이터를 결합해 난관을 해결했다 / 출처=바이탈릭스 이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김민수 대표는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과 전문 의료 지식 데이터를 결합했다. 또 사용자의 실시간 생체 데이터를 벡터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벡터화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심박수, 혈압, 체온과 같은 신호를 숫자 배열로 변환해 패턴을 빠르게 찾도록 해준다. 결과적으로 AI가 사용자의 현재 컨디션을 맥락에 따라 이해하도록 학습시키며 난관을 극복해 나갔다. 김민수 대표는 “AI가 단순히 답변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지식 안에서만 가이드를 제공하는 가드레일 시스템을 구축하며 돌파구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구성원의 역할도 중요했다. 바이탈릭스는 엔지니어 중심의 팀인데, 기획 및 개발부터 홍보까지 내부적으로 즉각 대응 가능하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개발 팀장은 카이스트에서 자연어 처리를 전공한 AI 전문가다. LLM을 실시간 건강 데이터와 결합하는 독보적인 아키텍처를 설계한다.
바이탈릭스에 따르면 향후 행동심리학 전문가와 임상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추가 채용해 행동 유도의 과학적 정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김민수 대표는 “안나의 제안이 의학적으로 정확할 뿐만 아니라 심리학적으로도 사용자를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갖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탈릭스는 건강 데이터에 대한 보안도 중요하게 여긴다. 건강 데이터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 중 하나이기 때문. 이에 따라 바이탈릭스는 데이터 주권을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사용자가 원할 시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파기할 수 있는 잊힐 권리를 시스템적으로 보장한다.
김민수 대표는 “헬스케어 데이터는 금융 데이터 이상의 보안 수준이 필요하다”며 “모든 데이터를 비식별화 처리하여 저장하며, 서버 간 통신에는 강력한 암호화 프로토콜을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의료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데이터 유출 가능성까지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사업 모델 다각화···해외 진출 계획까지
바이탈릭스는 비즈니스 모델도 구체적이다. 1차적으로 B2C 구독 모델을 지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B2B 기업용 임직원 건강관리와 B2B2C 보험사 및 검진센터 연계 모델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 웨어러블이나 헬스기구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통합 솔루션 역시 목표한다.
바이탈릭스는 단기적으로 국내에서 행동 유도형 AI 헬스케어의 표준이 되는 것이 목표다 / 출처=바이탈릭스 뿐만 아니라 바이탈릭스는 온·오프라인 연계를 위해 헬스트레이너, 영양사, 약사들과의 제휴도 진행 중이다. 현재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2026년 하반기 특정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웰니스 챌린지 PoC(개념검증)도 수행할 예정이다. 김민수 대표는 “실제 건강 지표인 혈압, 체지방 등의 유의미한 변화를 데이터로 증명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바이탈릭스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2025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의 딥테크 분야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됐다. 김민수 대표는 “이번 사업 선정은 바이탈릭스의 기술적 혁신성을 공인받은 중요한 계기였다”면서 “사업화 자금을 지원받아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의 핵심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RAG 기술을 정교화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딥테크 분야에 특화된 멘토링을 통해 바이탈릭스만의 기술적 해자를 견고히 다졌다. 전문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서비스의 시장 적합성(PMF)을 검증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큰 도움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바이탈릭스는 단기적으로 국내에서 행동 유도형 AI 헬스케어의 표준이 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비전 역시 명확하다. 다국어 LLM 최적화와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API 연동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든 이른바 ‘손 안의 AI 주치의’를 경험하게 만들 계획도 세운다. 김민수 대표는 “우리 솔루션은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 인류의 보편적인 고민인 건강 관리를 다룬다”며 “2027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북미 시장 등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의 실천성에 초점을 맞춘 차별화된 행동 유도 방식으로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바이탈릭스. AI 멀티 에이전트로 헬스케어 혁신을 이룰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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