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에 의존하던 인공와우, 국내 상용화 도전한다[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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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 ‘인공와우’
전자 의료기기 기업, 인공와우로 첫 사업 포문
전극 대량 생산 공정 마련… 다양한 음역대 채널 확보
이르면 올해 기기 출시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인공와우는 보청기로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고도 난청일 때 이식하는 의료기기다. 워낙 고도의 기술이라 아직까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서도 인공와우를 만드는 회사가 탄생했다. 민규식 대표(사진)의 ‘토닥’이다. 민 대표는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으로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민 대표는 최근 라이나전성기재단에서 국내 최초로 50+세대를 위해 제정한 상인 ‘라이나50+어워즈’ 제6회 창의혁신상을 받았다.

―‘토닥’은 어떤 회사인가.

“이식형 전자 의료기기를 만드는 회사다. 그중에 인공와우를 첫 번째로 사업화하는 중이다. 난청 때문에 고생하시고 실의에 빠진 분들에게 뭔가 토닥토닥해 줄 수 있는 회사는 만들어보자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토닥’으로 지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보청기와 인공와우는 어떻게 다른가.

“보청기는 소리가 잘 안 들리는 사람에게 외부에서 소리를 증폭해 더 큰 소리를 귀에 넣어줬을 때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기기다. 인공와우는 아무리 소리를 크게 넣어줘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분들에게 달팽이관에 직접 신경 전극을 수술로 삽입을 한다. 신경 전극에 전기 자극을 해서 뇌가 그 전기 자극을 소리로 느끼게 만드는 첨단 의료기기다.”

―토닥이 개발하고 있는 인공와우는 어떤 기술인가.

“인공와우가 개발된 지는 사실 40년이나 됐다. 청각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표준적인 치료 방법의 하나다. 전 세계에 100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이 장치 덕분에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인공와우들은 수작업으로 달팽이관 전극(채널)을 만든다. 우리는 이 장치의 달팽이관 전극을 수작업이 아니라 대량 생산 공정으로 만드는 최초 회사다. 그 덕분에 많은 자극 채널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유명한 회사들의 채널이 12∼22개이지만 우리는 32개 채널을 가지고 있다. 낮은 음역부터 높은 음역까지 채널 수가 많으면 소리를 자세히 듣는 데 도움이 된다.”

―현재 어디까지 개발됐나.

“현재 개발된 인공와우를 공인 시험 기관에서 시험을 하는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많은 난청인이 국내에서 개발된 인공와우를 사용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인공와우는 현재 한쪽 기기당 2000만 원이다. 이 비용을 절반 이상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토닥’의 목표가 있다면.

“인공와우를 사용해야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나 나아가 인공와우를 사용해도 난청을 고치지 못하는 분들도 분명히 있다. 우리는 인공와우 개발 기업이이지만 인공와우만 가지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청각장애인 커뮤니티를 위해 많은 도움을 드리고 싶다. 또 인공와우 기술은 우리 몸에 전기로 자극하는 의료기기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거나 전기 자극을 통해 통증을 없애기 위한 척수 자극기로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인공와우#고도 난청#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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