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라 테리 스웨덴공학한림원 회장 “코로나 이후, 가장 필요한 건 포용-협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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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직업 변화는 전지구적 문제… 특정 국가의 혁신으로 극복 불가능
인간 중심의 지속가능한 기술 필요

툴라 테리 스웨덴공학한림원 회장은 12∼1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공학한림원평의회(CAETS) 2020 개막에 앞서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코로나와 기후변화, 직업 전환 등 위기 속에서 국제 협력과 포용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CA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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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라 테리 스웨덴공학한림원 회장은 12∼1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공학한림원평의회(CAETS) 2020 개막에 앞서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코로나와 기후변화, 직업 전환 등 위기 속에서 국제 협력과 포용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CAETS 제공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것은 절반이 아니라 하나의 온전한 지구(one Planet)입니다. 지구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혁신의 결과는 반드시 모두에게 공유돼야 합니다.”

툴라 테리 스웨덴공학한림원 회장(63)은 12∼15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행사 ‘세계공학한림원평의회(CAETS) 2020’ 국제심포지엄을 앞두고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이후 찾아올 또 다른 위기를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CAETS는 전 세계 30개국의 공학한림원이 참여하는 공학 분야 국제기구다. 테리 회장은 직전 대회인 스웨덴 CAETS 개최를 진두지휘했다.

당시 그는 ‘인간 중심의 지속 가능한 과학기술 발전’을 강조하며 포용과 개방을 염두에 둔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도 이 주장은 유효하다고 했다. 기후 변화와 직업의 변화라는 보다 거대하고 근본적인 변화의 물결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 변화는 복잡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여러 국가의 공동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와 재료 효율성을 높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준수하는 기술 개발도 급선무라고 했다. 테리 회장은 “개발 과정에서 혁신을 위해서는 경쟁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경쟁을 하더라도 그 성과는 다 같이 공유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면한 여러 어려운 문제를 풀려면 충분한 자원과 최신 기술을 갖춘 국가는 포용과 협력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이것만이 전체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하게 성공 가능한 길”이라고 했다. 이어 “지구 절반에만 도움을 주는 해결책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혁신의 결과를 세계가 공유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직업 변화 역시 사회 전 분야가 대처해야 할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테리 회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서서히 새 직업의 등장 등 변화가 시작됐다”며 “많은 이들이 직업을 잃을 것이며 기술 재교육이 큰 화두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국 정부는 이런 전환에 대비해야 하고 교육기관도 커리큘럼을 바꿔야 한다. 기업도 직원을 평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테리 회장은 분자유전학을 전공한 생명과학자로 스웨덴 왕립과학기술대 부총장과 핀란드 알토대 총장을 거쳐 현재 스웨덴공학한림원 회장을 맡고 있다. 2004년에는 노벨상을 수여하는 학술단체로 유명한 스웨덴왕립과학원 회원으로 선출되는 등 과학행정과 학계 양쪽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경계를 넘어서는 이력에 대해 그는 “과학적 발견은 공학자의 손을 통해 또 다른 해결책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다”며 “과학자와 공학자가 함께 일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분야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은 직업이 변화하는 이 시대에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평생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며 “내 삶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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