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성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센터장이 환자에게 유방암 최소침습수술인 유륜 절개 수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최근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센터에서 오른쪽 유방 암수술을 받은 A 씨(48). 그는 5년 전에 왼쪽 유방에 암이 생겨 한 대학병원에서 완전 절제술을 받았는데 왼쪽 가슴팍부터 겨드랑이까지 상처가 남았다. 이번에 A 씨는 유방암센터 주치의의 권유에 따라 유륜 부위를 절개해 들어가 상처를 최소화하는 절개 수술을 선택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A 씨는 “5년 전 수술 때 남은 상처 때문에 스트레스가 커 이번에도 상처가 남을까 봐 걱정했는데 수술 전후로 달라진 게 없다”며 만족해했다.
유방암 수술 이후 환자 삶의 질까지 고려한 수술법이 각광받고 있다.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유방전절제술’을 할 경우 환자들이 여성 정체성 상실은 물론 이에 따른 스트레스나 우울감, 상실감 등으로 힘들어하는 일이 많았다. 요즘엔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들이 가슴 모양을 유지한 채 암 조직만 제거하는 ‘유방암 보존술’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암이 이미 많이 진행됐거나 다발성으로 나타난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유방 전체를 절제한다. 이 경우 동시 유방성형을 해도 가슴 피부 위 10cm 정도 눈에 띄는 흉터가 남거나 가슴 모양이 비대칭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센터는 유두를 둘러싼 갈색 빛의 동그란 부분인 유륜 경계선을 잘라낸 뒤 그 속으로 수술 도구를 넣고 수술하는 ‘유륜 절개 수술법’을 고안해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수술법은 피부와 다른 조직인 유륜 위로 둘레 5cm 정도만 칼로 절개한 뒤 수술 도구를 이용해 유방 조직 전체를 제거하고 다시 절개 구멍(절개창)을 통해 성형 재건까지 마친다. 갈색 피부 위를 절개하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수술 비용이나 시간이 일반 유방암 수술과 다를 것이 없고 특수한 기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합병증 위험도 적다.
임우성 유방암센터장은 “유륜 절개 수술법은 일반 유방암 수술에 비해 수술할 수 있는 공간이 절반 정도여서 고도로 숙련된 수술 기술이 필요하다”며 “유방 꼬리 부분의 지방 조직과 유방 밑 주름 조직 등을 잘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7년 9월 첫 수술에 성공한 임 센터장은 최근 초기 환자 30여 명의 임상 결과를 분석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임 센터장은 “유륜 절개 수술법은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수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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