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반한 SK바이오사이언스, 1억5000만명분 생산 가능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7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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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장 목표로 IPO 추진
코로나19 백신 및 폐렴구균백신 등 신규 개발 모멘텀 존재
세포배양 독감백신·대상포진백신 등 보유
기업가치 1조7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아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생산으로 급격하게 주목을 받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분사 후 2년만에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

이달 2일 먼저 상장한 계열사 SK바이오팜의 역대급 흥행과 코로나 수혜주인 점을 감안하면 공모 돌입 시 크게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을 직접 개발할 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아스트라제네카)의 제품 생산까지 맡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중 IPO(기업공개)를 위해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하고 27일 계약을 체결한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한 백신 전문 기업이다. 최대주주는 역시 SK케미칼이다. 지분 98.04%를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분사 당시부터 상장을 염두에 뒀다. 당시 SK케미칼은 제네릭, 개량신약, 신약 등 주로 화학의약품을 위시한 전문의약품과 바이오 분야인 백신 모델을 갖고 있었다. 케미칼과 바이오의 R&D 및 영업 모델을 동시 가동하고 있던 셈이다. 그러나 2018년 7월 백신 부문을 자회사로 떼어내면서 R&D와 영업망을 구분할 수 있게 됐다. 또 바이오 분야의 상장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국내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 자체 개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CMO(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 백신을 상용화 해 전 세계에 공급하게 될 때를 대비해 백신 생산시설을 가진 전 세계 업체들과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있다. 기존의 생산시설로는 공급을 감당할 수 없어, 생산 거점을 만드는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계약은 이 회사가 보유한 세포배양 생산 기술이 주효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AZ 백신에 적용된 바이러스 전달체 기술과 세포배양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 완공된 안동 공장 L하우스는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선진 설비를 갖췄다. 세계 최초로 부유배양 기술(세포주를 배양탱크 안에서 띄운 상태로 배양)도 도입한 최고 수준 생산기지다.

또 연간 최대 생산량이 충진 라인 기준으로 1억5000만도즈에 달한다. 대지면적 6만3000㎡에 최첨단 무균 생산 시스템을 보유, 새로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도 개발 즉시 대량생산할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백신과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등 신규 백신을 개발 중이다.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합성항원 백신 개발을 위해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과 협력을 시작했다. 현재 인체 임상 전 단계인 비임상을 진행 중이다. 오는 9월 임상시험에 진입, 2021년 백신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지난 5월엔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360만 달러(약 4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기로 했다.

이 재단의 이사장이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우리 정부와 게이츠 재단 등이 공동 출자한 펀드의 출자금을 확대하겠다”며 “게이츠 재단이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비를 지원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이와 함께 폐렴구균 백신의 임상 2상 진입 등 새로운 모멘텀을 앞두고 있다. 사노피 파스퇴르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의 미국 1상을 완료하고, 2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미 FDA에 신청한 상태다.

증권가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1조7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AZ과의 위탁생산 가치가 1조7000억원에 이르며, 코로나 백신의 추가 수주도 가능하다고 봤다. 서근희 연구원은 “신규 기업가치 2조9000억원을 기준으로 환산한 코로나19 백신 CMO 사업의 가치는 약 1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현재 생산능력은 완제 의약품 기준 연간 1억5000만도즈이지만, 작년 실제 생산량은 600만도즈에 그쳤다. 이번 계약으로 빠른 가동률 상승에 따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SK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가치를 1조1579억원으로 평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는 조건 아래서 IPO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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