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데시비르보다 80배 강력해”… 보령제약, 인체 세포서 ‘아플리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7월 2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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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리딘,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스페인 파마마로부터 수입한 도입의약품
약물재창출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 확인
3분기 내 국내 임상 착수 목표

보령제약이 국내 판매 중인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아플리딘’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포 실험에서 앞서 환자 투여를 시작한 코로나19 치료제 ‘램데시비르’보다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보령제약은 스페인 파마마(PharmaMar)와 독점판매 계약한 ‘아플리딘(성분명 플리티뎁신)’이 코로나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능 시험에서 렘데시비르보다 최대 2800배(동물 세포 기준)가량 강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보령제약 의뢰로 국내 연구기관에서 반복 수행한 아플리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능평가 연구 결과 원숭이 신장 세포(Vero cell) 실험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특례수입 승인된 대조약물 램데시비르 대비 2400~2800배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실험을 담당한 연구기관은 협의를 통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사람 폐 세포(Calu-3 cell)를 대상으로 이뤄진 실험에서는 램데시비르 대비 80배 강력한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바이러스 선택적 사멸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수치는 각 성분 IC50(코로나19 바이러스 활성도를 50% 저해하는 약물농도) 수치를 비교한 것이다.

아플리딘은 지난 2016년 보령제약과 파마마가 독점판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국내 도입한 의약품이다. ‘아플리디움 알비칸스(Aplidium albicans)’라는 해양천연물에서 기원한 성분으로 알려졌다. 적응증은 재발하거나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다발성 골수종 환자 치료제다.

현재 호주에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판매 중이며 미국과 유럽에서 다발성 골수종에 대한 임상 3상 승인을 받아 환자 수백 명에게 투약이 이뤄졌다. 인체 내 안전성이 확인된 것이다. 제제 개발도 완료돼 완제 형태 임상시험약도 보유하고 있다고 보령제약 측은 설명했다.

파마마는 지난 4월 스페인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아플리딘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보령제약도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3분기 내 국내 임상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 수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인체 투여 관련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높은 등급 임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입원환자의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진행을 억제하고 환자의 빠른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삼수 보령제약 사장은 “많은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다양하고 혁신적인 도전을 지속해야 한다”며 “여러 기관 및 파트너업체와 협력을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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