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내는 ‘리니지 신화’ 3총사… 국내 게임시장 재도약 기대 ‘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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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경, 10일 ‘달빛조각사’ 출시… 박용현, 내달 야심작 ‘브이포’ 내놔
김택진 ‘리니지2M’으로 맞불… WHO 질병코드 등재 등 악재에
히트작 없어 위기감 안았던 업계… 1세대 개발진 흥행대전에 초관심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 신화를 쓴 주역 세 명이 모바일 게임 신작을 내놓으며 맞붙는다.

10일 리니지의 개발자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달빛조각사’를 출시하며 포문을 열고, 뒤이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리니지2의 아버지라 불리는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도 각각 ‘리니지2M’과 ‘브이포(V4)’를 출시할 예정이다. PC방 열풍을 이끈 ‘리니지 삼총사’가 국내 모바일 게임의 간판 타이틀을 놓고 ‘대부(代父) 열전’을 펼치게 된 것이다.

6일 배급사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달빛조각사의 사전예약자는 300만 명을 넘어섰다. 달빛조각사는 앞서 8월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100만 건, 9일 만에 200만 건을 달성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2013년부터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된 동명의 원작 소설이 누적 독자 53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스타 개발자인 송 대표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만큼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달빛조각사는 송 대표가 처음으로 개발한 모바일 MMORPG다. 송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 동기인 김정주 NXC 회장과 1994년 넥슨을 창업해 히트작 ‘바람의 나라’를 제작했다. 이후 서울대 전자공학과 85학번인 김택진 대표와 리니지를 만들어 국내 PC게임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엔씨에서 나와 엑스엘게임즈를 설립한 송 대표는 장기간 공들인 아키에이지가 호평을 받고도 흥행에는 실패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달빛조각사는 송 대표가 과거의 영광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송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달빛조각사는) 20년 전 처음 MMORPG를 만들었던 기분으로 그 시절의 감성을 살려 만든 게임”이라면서 레트로 감성을 앞세우며 출사표를 냈다.

2003년 출시된 ‘리니지2’의 총괄 프로듀서로서 “국내 게임의 그래픽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은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도 다음 달 7일 기대작 V4를 내놓는다. 박 대표는 2011년 엔씨에서 블루홀(현 크래프톤)로 이직할 때 당시 영업 비밀 유출 여부를 두고 엔씨와 수년간 법적 소송을 치른 바 있다. 그런 박 대표가 넥슨과 손잡고 어제의 동지였던 엔씨와 흥행 대전을 치르게 된 것이다. V4는 최근 뒤숭숭한 넥슨을 반전시킬 비장의 카드로 꼽힌다.

김택진 대표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라 게임 개발을 총괄한 최고창의력책임자(CCO)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할 만큼 애정을 들인 리니지2M은 게임업계의 최대 화두다. 엔씨가 “4K 고화질 그래픽에 광대한 필드까지, 모바일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기술력의 게임”이라고 강조해온 리니지2M은 사전예약자만 500만 명(6일 기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현재 엔씨의 최대 수익처로 알려진 리니지M이 보유한 사전예약자 신기록(550만 명)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간의 대결이 국내 게임시장에 활력소가 돼 줄 것이란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계는 최근 몇 년간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등재와 중국의 판호(유통권) 발급 중단 등의 대외적 악재와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다는 위기감을 동시에 안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 1세대 개발자 간의 신작 대결은 그 자체로도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 흥행 요소로 침체된 국내 게임계가 재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됐다”고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리니지#달빛조각사#리니지2m#브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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