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이름 대신 고유번호로 부르고… 의사 당부사항 집에서도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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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공간 문열어

서울대병원이 ‘대한외래’를 공개했다. 진료실과 편의시설 등 공간을 대폭 확충했고 환자정보 보호를 위해 외래진료의 모든 절차에서 환자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이름없는 병원’을 구현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이 ‘대한외래’를 공개했다. 진료실과 편의시설 등 공간을 대폭 확충했고 환자정보 보호를 위해 외래진료의 모든 절차에서 환자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이름없는 병원’을 구현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병원 외래 번호표를 뽑으면 당일 환자 이름을 대신할 ‘고유번호’가 나온다. 외래 시 들은 의사의 당부사항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면 집에서 모바일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오픈한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공간인 ‘대한외래’가 새롭게 도입한 시스템들이다.

대한외래는 인술로 아픈 이를 구한다는 ‘인술제중(仁術濟衆)’의 가치를 중점으로 2015년 말 건립공사를 착수했다. 25일부터 성형외과, 흉부외과,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가 먼저 진료를 시작했다. 다음 달 4일부터는 내과(소화기·혈액·내분비·신장·알레르기·감염 분과)와 외과, 장기이식센터, 신장비뇨의학센터, 정신건강의학과 등 대부분 과가 진료를 본다.

대한외래의 특징은 무엇보다 기존에 비해 진료 공간과 주차 공간이 크게 늘어난 점이다. 대한외래는 지상 1층∼지하 6층, 연면적 약 4만7000m² 규모로 기존 외래 규모의 1.2∼1.7배다. 지하 1∼3층은 외래진료실, 검사실, 주사실, 채혈실, 약국 등 진료공간과 식당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 직원휴게실 등이 배치됐다. 지하 4∼6층은 주차장이 자리 잡고 있다. 500여 대의 주차가 가능하다.

대한외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고유번호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환자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외래진료 모든 절차에서 환자 이름을 부르지 않고 당일 고유번호로 대신한다. 소위 ‘이름 없는 병원’을 구현한 것이다. 또 음성인식 솔루션을 도입해 진료실에서 의사가 강조하는 당부사항을 모바일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청각장애 환자들이 보호자나 도우미를 거치지 않고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갖춘 점도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 받는다.

대한외래는 지상층 없이 지하 6층으로만 구성됐지만 지하 구조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연 채광이 충분히 드는 선큰 가든(sunken garden·지하로 통하는 공간에 꾸민 정원)을 조성했다. 또 국내 최대 고해상도 실외용 LED벽을 통해 전해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환자에게 안정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편의시설에는 감염, 항균 패널이 설치돼 교차오염을 감소시켰다. 전시와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해 격조 높은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대한외래는 입원실과 분리된 별도 공간에 건축해 혼잡도와 감염 위험을 줄였다. 또 각종 최첨단 외래진료 시스템을 도입해 진료의 질을 높였다.

김연수 대한외래 개원준비단장은 “대한외래 개원으로 진료와 편의시설 공간이 대폭 넓어져 편리한 환경에서 첨단의료와 환자 중심의 진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외래가 들어서면서 기존 서울대병원의 본관과 어린이병원, 암병원이 연결되어 대한외래가 서울대병원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본관 로비층을 기준으로 각 층을 통합해 환자들의 혼란을 줄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 동아#건강#서울대병원 외래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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