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키보드 특집] 내게 맞는 스마트폰 키보드 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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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7월 21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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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폰 시절에는 각 휴대전화 제조사마다 고유의 한글 입력 방식을 갖추고 있었다. 때문에 특정 입력방식에 익숙해진 사용자는 계속 같은 제조사의 휴대전화만 구매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풀 터치 방식의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저런 현상은 거의 사라졌다. 최근의 스마트폰은 물리적인 키가 아닌 화면 터치 방식의 소프트웨어 키보드를 이용하며, 별도의 키보드 앱만 추가해주면 자유롭게 입력 방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의 소프트웨어 키보드는 단순히 글자를 입력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빅데이터의 축적 수단이나 각 기업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쓰이기도 하는 등, 점차 기능과 영역을 넓히고 있다. 주 1회, 총 4회에 걸쳐 소프트웨어 키보드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첫 번째로, 한글 자판 입력 방식의 분류를 통한 각 키보드의 특징을 소개한다.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다양한 키보드 관련 앱(출처=IT동아)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다양한 키보드 관련 앱(출처=IT동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경우, 진작부터 키보드 앱의 추가 및 설치가 가능했으며, iOS의 경우는 초기에는 키보드 선택에 제약이 있었으나 2014년에 출시된 iOS 8 버전부터 외부 키보드 앱의 설치가 가능해 졌다. 덕분에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 정말로 많은 소프트웨어 키보드 앱이 등록되어 있지만, 기본적인 한글 입력 방식은 이하에 소개할 규격 중 하나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각 방식의 특성을 확인해 자신에게 맞는 키보드를 찾아보자.

참고로, 피처폰 시절에는 각 키보드 방식에 특허가 걸려있어 삼성 단말기에 나랏글 키보드를 적용하거나 LG 단말기에 천지인 키보드를 탑재하는 등의 교차 적용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에 각 사가 특허권 무료화를 선언하고, 정부에서 복수 규격을 표준으로 인정하는 스마트폰 국가 표준화 방안을 확정함에 따라 사용자들은 다양한 방식의 키보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의 키보드 앱은 입력방식 전환 기능을 지원한다(MN 로그인 키보드)(출처=IT동아)
최근의 키보드 앱은 입력방식 전환 기능을 지원한다(MN 로그인 키보드)(출처=IT동아)

하나의 키보드 앱이 여러가지의 방식의 한글 자판 방식을 동시에 지원, 전환해가며 쓸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어떤 입력 방식이 이상적인지는 사용자 각자의 환경이나 취향에 따라 달라지므로, 직접 체험해 본 후 결정하도록 하자.

쿼티 방식(두벌식)

두벌식 쿼티 키보드(출처=IT동아)
두벌식 쿼티 키보드(출처=IT동아)

좌측 상단의 알파벳 키 배치가 Q, W, E, R, T, Y로 시작한다 하여 ‘쿼티’ 방식으로 불린다. PC용 키보드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더 나아가서는 타자기 시절부터 100여년 동안 쓰인 유서 깊은 키보드 배열이다. 쿼티 방식의 키 입력방식이 과연 효율적인지, 혹은 현대 IT 기기에도 어울리는 방식인지에 대해서는 대해 서는 논란이 많다. 하지만 워낙 이에 익숙해진 이용자가 많았기 때문에 PC에 이어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서도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키보드가 되었다.

한편, 쿼티 키보드 기반의 한글 입력 방식으로는 PC용 키보드에 이어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키보드에서도 두벌식 입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두벌식 키보드는 뒤에 소개할 세벌식 입력에 비해 손이 쉽게 피로해지고 오타가 자주 일어난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세벌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키를 요구하므로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 환경에 더 적합하며, 무엇보다도 PC 시절부터 압도적으로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어 익숙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쿼티 방식(세벌식)

세벌식 쿼티 키보드(공병우 최종 자판)(출처=IT동아)
세벌식 쿼티 키보드(공병우 최종 자판)(출처=IT동아)

세벌식은 타자기 전문가이자 한글 연구가, 그리고 의사이기도 했던 공병우 박사가 1949년에 처음 개발한 한글 입력 방식이다. 자음과 모음으로 나눠 입력하는 두벌식과 달리, 초성과 중성, 종성으로 나눠 입력하며, 이 때문에 두벌식과 키의 배치가 다로 다르다. 두벌식에 비해 손의 피로가 적고 빠른 입력이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오타 발생 빈도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에서 1983년에 두벌식을 한글 표준 자판으로 지정한 이후, 세벌식 키보드는 일부 소수만 이용하는 전유물이 되었으며, 이러한 추세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키보드 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특히 한글 입력 시, 두벌식에 비해 많은 키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좁은 화면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스마트폰의 터치 인터페이스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구글 단모음 방식

구글 단모음 키보드(출처=IT동아)
구글 단모음 키보드(출처=IT동아)

두벌식 방식 쿼티 자판을 개량한 것으로, 구글코리아에서 개발해 2010년부터 배포하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면 대부분 기본 탑재되는 '구글 한국어 입력기'에도 포함된다. 전반적으로 쿼티 기반의 두벌식 키보드와 유사한 구성을 갖추고 있지만, ㅑ, ㅕ, ㅛ, ㅠ와 같은 복모음 키가 삭제되어 단모음 키만 남아있다. 복모음은 단모음 키를 여러 번 눌러 입력한다.

두벌식 자판에 익숙한 기존의 사용자들이라면 대부분 쉽게 적응해서 이용이 가능하며, 기존 두벌식에 비해 키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좁은 스마트폰의 화면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이 구글 단모음 방식 한글 키보드의 장점이다.

천지인 방식

천지인 키보드(출처=IT동아)
천지인 키보드(출처=IT동아)

피처폰 시절의 삼성전자 휴대전화에 주로 쓰이던 자판 방식이다. 자음은 한 키에 2개씩 배열한 7개의 키를 연속으로 누르며 전환하며, 모음은 ㆍ(천)과 ㅡ(지), 그리고 ㅣ(인)의 3개의 키만 이용해 조립하듯 엮으며 글자를 완성해 나간다. 각 글자의 조합 방식이 직관적이라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익힐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적은 수의 키를 요구하며 한 손 입력이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하나의 글자를 완성하기 위해 키를 눌러야 하는 횟수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빠른 입력이 다소 어렵다는 점, 앞 글자의 종성과 뒷 글자의 초성이 겹칠 경우(예: 학교, 객기, 샘물 등)는 스페이스키를 추가로 입력해 줘야 하므로 오타 빈도가 높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출시된 소프트웨어 천지인 키보드 중에는 각 자음을 별도의 키로 분리해 오타빈도를 줄인 ‘천지인 플러스’ 방식을 적용한 경우도 있다.

나랏글 방식

나랏글 키보드(출처=IT동아)
나랏글 키보드(출처=IT동아)

벤처기업인 ‘언어과학’에서 1999년에 개발한 한글 자판 방식(2005년에 KT에서 특허권 인수)으로, 주로 LG전자의 피처폰에 적용되었다. LG전자에서는 ‘EZ한글(이지한글)’이라고 이 자판을 지칭한다. 6개의 자음키, 4개의 모음키를 갖추고 있는데, 따로 키가 없는 일부 자음(ㅈ, ㅋ, ㅌ, ㅍ, ㅎ 등)가 쌍자음은 ‘획추가’ 키나 ‘쌍자음’키를 이용해 구현한다.

비교적 적은 키 입력으로 글자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타이핑 속도가 빠르며, 천지인 방식 대비 오타 빈도도 적은 것이 나랏글 방식의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초보자가 입력 방식을 익히기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있다.

스카이 방식

스카이 키보드(출처=IT동아)
스카이 키보드(출처=IT동아)

팬택의 ‘스카이(SKY)’ 피처폰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쓰던 한글 입력 방식이다. 베가(Vega) 방식이라고도 하며, 1990년대 스카이 피처폰에서 쓰던 방식과는 다른 것이라 이와 구분하기 위해 ‘스카이한글 II’ 방식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8개의 자음키와 5개의 모음키로 구성되었는데, 같은 키를 여러 번 눌러야 한다는 점은 천지인 방식과 비슷하지만, 다양한 모음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나랏글 방식과 유사한 점이 있다.

대부분의 자음과 모음이 키가 표시되므로 익숙해지면 빠르게 글자 입력이 가능하며, 천지인이나 나랏글과의 유사점이 있어 다른 방식에 익숙해진 사용자도 어느 정도 이용이 가능하다. 단, ㄲ나 ㄸ, ㅆ와 같은 쌍자음 입력은 다소 불편한 편이며, 손가락 위치의 이동이 빈번해서 긴 문장을 작성할 때는 쉬이 피곤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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