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객 노리는 ‘흡혈 진드기’ 조심

  • 동아일보

물리면 SFTS 바이러스 감염 위험… 고열, 구토, 설사 땐 진료 받도록
긴 소매-바지, 발 덮는 신발 착용을

제주 서귀포시에 사는 73세 남성이 고열, 구토, 설사에 며칠 시달리다 2013년 5월 16일 숨졌다. 역학조사 결과 사망 원인은 국내 최초로 진드기를 매개로 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확인됐다. 국내 최초 환자였다.

진드기를 매개로 하는 질환은 크게 두 가지다. SFTS는 야생 진드기인 참진드기(작은소피참진드기 등)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고열, 구토, 설사를 동반하고 이름 그대로 혈소판이 줄어드는 증상을 보인다. 쓰쓰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유충이 매개체이고 고열 오한 근육통 발진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연중 발생하긴 하지만 털진드기 유충이 가을철(10∼12월)에 많아 이때 환자가 집중된다. 반면 SFTS는 진드기가 활동을 활발히 시작하는 4∼10월이 감염기다.

SFTS를 옮기는 진드기는 침구류에 사는 집먼지진드기와는 다른 ‘흡혈 진드기’다. 집먼지진드기는 인체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을 먹으며, 현미경으로 봐야 할 정도로 작다. 하지만 SFTS를 유발하는 참진드기 종류는 크기도 3mm 정도로 클뿐더러 동물의 피를 먹는다. 보통 사람이나 동물이 풀숲을 지날 때 타고 올라 피부에 딱 붙어 며칠간 흡혈한다.

따라서 봄, 가을 야외활동 때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긴 소매, 긴 바지, 발을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하고, 활동 후에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았는지 꼭 확인한다. 옷을 꼼꼼히 턴 뒤 반드시 목욕이나 샤워를 하도록 한다. 활동 전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진드기에 물렸다고 모두 감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 서식하는 작은소피참진드기 중 극히 일부만 SFTS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진드기에 물렸다면 일단 진드기를 손으로 무리하게 당기지 말고 핀셋 같은 것으로 깔끔하게 제거해야 한다. 잘못하다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 해당 부위는 소독한다. 진드기에 물리고 6∼14일(잠복기) 이내 고열, 구토, 설사가 있으면 진료 및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흡혈 진드기#sfts 바이러스 감염#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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