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하는 딸 내외를 대신해 세 살배기 손자를 돌보는 주부 임모 씨(57)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 동네 의원이 독감, 폐렴 진료를 받으러 온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기 때문이다. 습도를 유지하는 게 독감 예방에 좋다지만 가습기를 틀자니 찜찜하다. 이런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겨울철 호흡기 건강 유지 방법을 호흡기·감염내과 전문의들과 알아봤다. ○ 때 이른 독감 유행, ‘최순실 게이트’ 탓?
올겨울엔 독감이 심상찮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 사이에 전국 표본감시 병·의원 200곳을 찾은 독감 의심 환자는 전체 환자 1000명당 13.5명으로, 유행 기준인 8.9명을 넘었다. 독감 유행이 해를 넘기기 전에 시작된 것은 2010년(10월 1일) 이후 처음이다.
독감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데엔 춥고 건조한 날씨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일각에선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촛불집회 등 여러 사람이 밀집된 공간에 모이는 일이 잦아지며 독감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엄중식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유행은 날씨보다는 비말(침방울)의 확산에 더 민감한데, 매주 수십만 명 이상이 한 장소에 모이는 일이 반복된 것은 악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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