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高고도 태양광 무인기, 성층권 날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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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 ‘EAV-3’ 세계 세 번째 성공… 18.5km 고도에서 90분 동안 비행
해양 관측-통신 중계 등 다양한 활용

일반 비행기보다 훨씬 높은 ‘성층권’을 날 수 있는 고고도무인기(高高度無人機)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김철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항공기술연구단장 팀은 자체 개발한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인 ‘EAV-3’으로 18.5km 고도에서 90분 동안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EAV-3은 12일 오전 7시 20분경 전남 고흥의 항우연 항공센터를 이륙해 최고 고도 18.5km 하늘 위에서 90분을 체공한 뒤 오후 7시 50분경 출발 지점으로 귀환했다.

이번 비행으로 EAV-3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성층권 고도에 진입한 무인기가 됐다. 지금까지 성층권 비행에 성공한 무인기는 영국의 항공 기업 ‘키네티크’가 개발한 ‘제퍼’와 미국의 무인기 기업 ‘에어로바이런먼트’가 개발한 ‘헬리오스’ 두 종류뿐이다. 제퍼는 2주 이상 비행에 성공했으며 헬리오스는 단기 체공에 그쳤다.

일반 비행기는 비바람과 구름 등 날씨 변화가 있는 고도 10km 이내의 대류권에서 비행하지만 고고도무인기는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중간 영역을 비행하기 때문에 악천후와 상관없이 항상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다. 또 인공위성은 하루 몇 차례 한반도 상공을 지나갈 때만 관측이 가능하지만, 고고도무인기는 원하는 지역을 24시간 볼 수 있다. 고도 18km 이상에는 정해진 항로나 관제센터가 없어 언제든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다.

EAV-3의 동체 길이는 9m, 날개 길이는 20m에 이르지만 가벼운 탄소섬유로 만들어져 무게는 53kg에 불과하다. 기체 아랫면에 1개, 윗면 사방에 4개 등 총 5대의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비행하는 동안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융교 항우연 공력성능연구팀장은 “지상 관제실에서 목적지와 속도 등을 지정해 주면 자율적으로 비행한다”고 설명했다.

성층권은 온도가 섭씨 영하 70도 정도로 낮기 때문에 기체 내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2010년부터 6년간 성층권 환경에 적합한 프로펠러 설계, 정밀 항법, 에너지 운용, 경량화 등 핵심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항우연은 앞으로 성층권에서 EAV-3을 활용해 해양 및 지상 관측, 통신 중계, 대기자료 획득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성층권에서 수개월씩 장기 체공하는 태양광 무인기를 이용하면 실시간 기상관측, 불법 어선 감시 등 많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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